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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6년 만에 일본 방문한 트럼프..."아베 총리 만날 때와 동선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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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행 트럼프, 27일부터 2박 3일
    이번 방일, 해군 기지·골프 등 판박이
    '女아베' 다카이치, 아베 매개로 돌파구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타고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내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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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5월 방문 이후 6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총리"라고 추켜세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대신해 '아베의 계승자'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가 '미일 밀착 외교'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말레이시아를 떠나 오후 5시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새로운 총리를 만나 훌륭한 우정을 선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다카이치)는 나의 위대한 친구인 아베 전 총리의 친구이자 동지"라고 강조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하느라 말레이시아에 머물던 다카이치 총리도 이날 새벽 일찌감치 귀국해 환대 준비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자격으로 일본에 방문하는 것은 2019년 5월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절 국빈 방문이 마지막으로, 이번이 네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는 재임 기간이 겹친 3년 8개월 동안 14번의 정상회담, 26회 통화, 골프 라운드 등 개인적 일정을 함께하며 깊은 신뢰 관계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세 차례 일본을 찾았고, 그때마다 아베 전 총리는 '오모테나시(극진한 접대)' 외교를 보여주며 환심을 샀다. 이번 방문은 '아베 없이'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일 일정이지만, 세부적으로는 2019년 5월 방문 일정과 상당 부분 겹친다고 현지 언론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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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5월 도쿄 모토아카사카의 영빈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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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추억 따라...미군기지·골프 회동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일왕의 거처인 황거(皇居)를 찾아 나루히토 일왕과 6년 만에 면담했다. 일왕은 트럼프 대통령과 웃는 얼굴로 악수한 뒤 영어로 "다시 만나 좋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를 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신임 총리 아래에서 미일 관계를 더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과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인 선수들을 소재로 환담을 나눴으며, 이후 "언제든 백악관에 와 달라"며 일왕 부부를 초청했다. 35분간의 만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황거를 떠나며 일왕을 "위대한 사람"이라 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28일 오전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회담의 핵심 논의 주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해온 방위비 증액과 중국에 대한 대응, 양국 관세 협상을 이행하기 위한 조율 등이 거론된다.

    취임 1주일 만에 미국 대통령을 자국으로 초청해 첫 대면 회담을 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외교의 계승자' 이미지, 과거 자신의 멘토(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전면에 내세워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양국 정상은 여러 차례 아베 전 총리를 언급하며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25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10분간 통화를 끝낸 후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은) 쾌활하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재진을 만나 "위대한 인물인 아베는 나의 친구였고, 그(다카이치)를 매우 좋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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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일본 지바현 모바라시에 위치한 골프장에 도착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지바=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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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에 정상회담과 오찬을 마치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있는 주일 미군기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동승해 도쿄 도심 미군 헬리포트에서 요코스카 기지로 이동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다. 현재 요코스카에는 미군의 유일한 전방 배치 항공모함인 'USS 조지 워싱턴호(CVN-73)'가 정박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에도 요코스카를 찾았는데, 당시 아베 총리와 일본 해상자위대 다목적 순양함인 'JS 가가호'와 미군의 'USS 와스프' 강습함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기지 방문 후 한 차례 골프를 즐길 것으로 알려졌으나 참석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2019년에도 미일 정상은 지바현 모바라 컨트리클럽을 찾아 일본 프로 선수인 아오키 아사오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골프를 즐겼다. 이후 저녁에는 주요 기업 경영진과 만찬을 갖는 것으로 방일 일정이 마무리된다.

    이번 2박 3일의 방일 일정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아베 전 총리의 배우자 아베 아키에 여사와의 만남도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키에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개인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트럼프 부부와 만찬을 가졌고, 지난 1월에는 취임식에 초청돼 워싱턴을 방문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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