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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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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만원 8K TV 산다는 남편, 쥐어박고 싶네요”...네이처가 밝힌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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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케임브리지대·메타 공동연구
    인간 시각 ‘해상도 한계’ 정밀 측정
    해상도, 사양 아닌 시청거리가 좌우
    44인치 TV 2.5m만 떨어져서 봐도
    UHD와 QHD 차이 사실상 못 느껴


    매일경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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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K, 8K 등 값비싼 초고화질(UHD) TV 구매가 사실 ‘돈 낭비’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메타 리얼리티 랩 공동 연구진은 인간의 눈이 감지할 수 있는 ‘해상도 한계’를 측정하고, 이 한계를 넘어선 지나치게 빽빽한 화소는 사실상 인간이 감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일반적인 거실 시청 거리인 2.5m에서 44인치 TV를 봤을 때, 4K·8K가 QHD(Quad HD:Full HD와 4K의 중간급 해상도)보다 낫다는 증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TV 제조사들이 내세우는 4K·8K 같은 화면 해상도 대신 ‘PPD(Pixels-Per-Degree)’라는 새로운 단위를 사용해 사람의 시각적 한계를 측정했다. PPD는 사람의 시야각 1도 안에 실제로 몇 개의 픽셀이 들어오는지를 나타내는 ‘체감 해상도’ 단위다.

    PPD는 화면 해상도, 크기와 시청 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아무리 8K TV라도 멀리서 보면 PPD가 낮아져 선명도가 떨어지고, 4K TV라도 아주 가까이서 보면 PPD가 높아져 체감 화질이 좋아진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앞뒤로 움직이는 스크린을 통해 미세한 흑백 및 컬러 패턴을 보도록 했다. 그 측정 결과 인간의 눈은 기존에 알려진 ‘20/20 시력’ 기준인 60 PPD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흑백과 컬러를 인지하는 능력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흑백(명암)을 정면으로 볼 때의 한계는 평균 94 PPD였지만, 적색/녹색 패턴은 89 PPD, 황색/자색 패턴은 53 PPD까지 떨어졌다. 공동 저자인 라파우 만티우크 교수는 “우리 뇌는 색상의 세부 사항을 잘 감지하지 못하며, 특히 주변부 시야에서 그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거실에서 시청할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소파와 TV 사이 거리가 약 2.5m인 일반적인 거실 환경에서 44인치 크기의 TV를 시청할 경우 4K나 8K UHD TV는 그보다 해상도가 낮은 QHD TV와 비교해 눈에 띄는 화질 이점을 제공하지 못했다. QHD 해상도만으로도 이미 인간의 시각적 한계치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인간의 눈이 구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도록 화소를 높이는 것은 체감 화질을 개선하지 못하면서 패널 비용, 소비 전력, 처리 능력만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TV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 AR/VR 헤드셋, 차량용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한다는 게 연구자들의 분석이다. 또한 연구진은 “스트리밍이나 게임 서비스가 인간의 눈이 차이를 감지할 수 있는 곳에만 데이터 처리 용량(비트레이트)을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자원을 절약하는 등 렌더링 및 비디오 코딩 기술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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