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전 관람객 이용 통계 수집 필요"
28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개관
단층촬영·3D스캔 장비 등 첨단 기기 도입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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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사전예약제와 현장 무료 발권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유료화 도입 전 박물관 관람객에 대한 기초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현재 박물관 특별전 관람료는 유료지만 상설전은 무료로 볼 수 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8일 박물관 내 보존과학센터 개관을 겸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설전 유료화에 대해 "(박물관에 몰리는) 사람을 막기 위한 유료화는 없다"면서도 "유료화 도입 전 어떤 경우에 입장료를 받거나 면제할지, 재관람 혜택을 줄지 등 여러 방안을 내년 중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청회를 열어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이달 중순 올해 연간 관람객 500만 명을 넘으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 관람객 급증으로 주차장 부족, 관람 혼잡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내부 시설 개선 및 유물 확보 등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설전 유료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0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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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유 관장은 "현재 관람객의 나이별 통계나 외국인 구분이 불가능해 수동으로 하는데, 유료화 전 단계로서 내년에 여러 가지 실험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무료 관람을 유지하면서 온라인 사전 예약과 현장 무료 티켓 발권을 통해 관람객 이용 통계를 수집할 계획이다. 박물관 측은 "고객 관리 통합 시스템 예산을 확보했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내년 상반기, 성수기인 여름(방학) 전에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 금동신발 디지털로 재현... 보존과학센터 개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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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물관은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유물을 보존·연구하기 위한 보존과학센터도 개관했다. 박물관 내 부지 연면적 9,196㎡ 규모의 센터에는 유물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층촬영(CT) 장비 3대와 전자현미경 등 첨단 기기를 갖춘 영상분석실, 비파괴 조사실 등이 있다.
개관과 함께 센터 1층에는 유물 보존과학 변천사를 볼 수 있는 기념전시가 열리고 있다. 1976년 이쑤시개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접착제를 발라 유물 조각을 맞췄지만 2017년에는 CT 장비 도입으로 유물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게 됐다. 50여 년간 백제금동대향로 등을 포함해 3만6,000여점이 박물관 내 보존과학부의 손을 거쳤다. 보존과학부는 1921년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고리자루큰칼을 2013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사지왕'이란 글자를 처음 확인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2015년 금관총의 정식 발굴과 함께 신라 고분 연구가 활기를 띠는 계기가 됐다.
경주 식리총 금동신발의 쪼개진 측면을 디지털 복원하는 장면(위 사진)과 완성된 금동신발 재현품(아래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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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디지털 보존과학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1924년 발견된 산산조각난 경주 식리총 금동신발을 3D 스캔과 CT촬영, 현미경 등을 동원해 원형을 규명하고, 디지털로 완전히 재현한 모습을 전시했다. 인공지능(AI) 활용 방안도 연구할 예정이다. 다만 센터 건립으로 보존시설 면적은 늘었지만 보존처리 인력은 부족하다. 박물관은 보존처리 인력을 최대 28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지만 내년 기준 확보한 보존처리 인력은 17명에 불과하다.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 美 셧다운에 차질 우려
이날 유 관장은 다음 달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개최 예정인 이건희 컬렉션 전시 '한국의 보물: 수집하고, 아끼고, 공유하다'와 관련, "미국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가 종료되길 희망한다"며 "셧다운 종료 이틀 뒤 문을 연다고 들어 대기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워싱턴을 시작으로 시카고, 영국 런던을 순회하는 이번 전시는 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소장한 이건희 컬렉션 중심의 유물 200점을 소개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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