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대미투자 2000억달러, 충격은···장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될 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경주|김창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따라 연간 최대 200억달러씩, 총 2000억달러를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하면서 전문가들은 국내 외환시장이 감내할 만하지만, 정부가 얼마나 위험한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시장이 언제든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달러 환율도 단기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나 일정 부분 빚을 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0일 “환율이 정상적인 수준이라면 연간 최대 150억달러의 대미 투자가 이뤄져도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외환보유액을 건드리지 않고 한은이 이자 등으로 조달 가능한 금액은 연간 150억달러 수준이다. 한은은 수출입은행·산업은행 등이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 등을 통해 연간 50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시장에선 ‘선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원 내린 1426.5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향후 1300원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 호조,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에 관세협상 타결로 인한 불확실성 완화가 더해지면서 환율은 연내 13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해외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장기적인 영향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특히 정부가 미국 측 의사에 따라 손실 위험이 높은 사업에 투자할 경우 우려 목소리가 크다. 주 실장은 “예를 들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개발 사업처럼 위험이 큰 곳에 투자한다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보증채 형태라 하더라도 일부 빚을 내서 투자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정부 보증을 통해 산은 등이 채권으로 조달하는 달러 역시 결국 언젠가 한국 경제가 갚아야 할 빚”이라며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투자자가 강제로 투자해야 하는 종속적인 구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정했다고 해도 대미투자 자체가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해외투자 확대로 최근 감소로 전환된 외화 순공급에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공급 축소가 더해지면 외화 수급은 간접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막대한 국부가 국내의 생산적 투자처 대신 미국으로 유출되는 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제조업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