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7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런베뮤’ 개점 뒤 4년간 산재 63건…노동장관 “엄정 대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30일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앞에서 정의당 관계자들이 청년 노동자 과로사 규탄 및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대 청년 노동자가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베이커리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에서 개점 후 4년여간 모두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 대비 산재 피해자 비율을 뜻하는 재해율은 전 산업 평균 대비 4배를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 산재 현황’ 자료를 보면, 2021년 9월 문을 연 이 카페에서는 올해 9월까지 모두 63건의 산재 신청이 이뤄졌고, 모두 승인됐다. 런베뮤는 본점을 포함해 전국에 7개 점포가 있다.



    산재 승인 건수는 매년 증가했다. 개점 2년째이던 2022년 1건에 불과했던 산재 승인 건수는 2023년 12건, 지난해엔 29건으로 두배 남짓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21건의 산재가 승인됐다. 승인된 산재 대부분은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산재이고, 출퇴근 과정에서 일어난 산재가 지난해와 올해 1건씩이며, 질병 산재는 올해 1건 발생했다. 이는 런베뮤 직원 수 대비 매우 높은 편이다. 런베뮤 사업장 내 산재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기준 800여명인데, 재해자 수는 29명으로 재해율이 3%를 웃도는 걸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재해율이 0.67%인 데 비춰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런베뮤는 인천점에서 일하던 26살 정아무개씨가 지난 7월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과로사 의혹에 휩싸인 상황이다. 유가족들은 고인이 사망 직전 주 80시간 일하고, 사망 2주에서 12주 전까지는 한주 평균 58시간 일했다며 과로사를 의심한다. 이후 런베뮤를 운영하는 본사 엘비엠이 직원 입단속에 나서는 등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런베뮤 안국점 앞에서는 이날 정의당 주최로 본사의 이러한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국회 환노위의 고용노동부 상대 국정감사에서도 런베뮤 과로사 의혹에 대한 의원 질의가 잇따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장관으로서 미처 예방하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29일부터 인천점과 본사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했고, 위반 여부가 확인되면 전국 지점으로 확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런베뮤가 직원들에게 쪼개기 근로계약, 근무수칙 위반에 대한 시말서 작성 요구 등을 해오면서도 직원들의 ‘헌신’을 강조해왔다는 정혜경 진보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이런 운영 방식이 마치 기업 혁신이나 경영 혁신의 일환으로 포장돼 성공 사례처럼 회자되는 문화를 이번에 반드시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