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 구도에 얽매이지 않는 균형 외교다. 미국과는 전통적 무역·투자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우리는 미국과 우호적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중국과도 함께 일해야 한다"고 명확히 말했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가입을 추진 중인데.
▷우리는 아세안·APEC 회원국이면서 유럽연합,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도 협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브릭스와 협력하지 못하겠나. 브릭스는 신흥 경제권의 중요한 연합체다. 아프리카·남미 주요국은 6000만~1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보유해 시장 잠재력이 크다. 대립이 아니라 협력의 틀로 봐야 한다.
―미국선 달갑게 보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한 발언을 했다. 이번 아세안 회의에서 "중국은 중요한 이웃이지만, 브라질과 남아공은 왜 불렀냐"고 물었다. 이에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도 뿌리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교역 규모가 크지 않지만, 무역 확대를 위한 모든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 관련 입장은.
▷핵 비확산을 지지하며, 탄도미사일 발사에 분명하게 반대한다. 지난번 중국 전승절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할 수 있었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북한과 교류하길 원하지만,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은 용납 불가다.
―말레이시아의 10년 후 모습을 전망한다면.
▷말레이시아는 매우 운이 좋다. 다수는 온건한 무슬림이지만, 중국계·인도계 등 비무슬림 공동체도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이런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안정적인 정부를 가능하게 했다. 현대 데이터센터 허브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 흐름대로라면 10년 안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나.
▷경제도 중요하지만 교육·문화·예술도 중요하다. 결국 경제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지도자들은 때로 성장을 수치로만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을 다루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그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경주 한재범 기자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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