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에 '증거 인멸'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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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해병 특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범죄 혐의를 포착해 입건한 피의자는 아직 없다고 3일 밝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기자단 브리핑에서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아직 입건된 피의자는 없는 상황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구명 로비와 관련한 내용 자체로 범죄 혐의로 인지해서 입건한 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트스 대표가 증거인멸 등으로 입건돼 있고 김장환 목사 등을 조사할 예정이지만, 아직 로비 관련해서는 구체적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 특검보는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대해 외압이 행사된 이유에 그런 (구명 로비) 의혹이 있다고 나오는 상황”이라며 “입건 여부와 별개로 조사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을 크게 두 갈래로 수사 중이다. 하나는 이 전 대표가 친분이 있는 김건희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해 달라고 청탁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은 “서로 만난 적도 없다”며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최근 배우 박성웅씨 등이 지난 2022년 8~9월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을 술자리에서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지만, 관련 사진 등 물증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의혹은 독실한 교회 신자인 임 전 사단장이 김 목사 등 개신교계 인사들을 통해 대통령실에 구명을 로비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김 목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려 했지만 김 목사 측이 불응해 법정에 강제 구인하는 ‘공판 전 증인신문’을 시도하고 있다. 당초 김 목사 신문은 3일로 잡혀 있었지만 최근 송달 문제로 이달 24일로 연기됐다. 정 특검보는 “해병 특검의 수사 기한이 28일인 것을 감안하면 일정이 너무 늦게 잡혔다”며 “그 전에 신문 기일을 지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빼라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의 시발점이 ‘구명 로비’였다고 보는 만큼, 남은 수사기간 동안 로비 의혹 규명에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특검은 이 전 대표에게 구명 부탁을 받았다고 지목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이날 김 여사 조사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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