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국이 추진하는 20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와 관련해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우선 활용하도록 혜택이 돌아간다”고 3일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강연회에서 ‘새로운 대항해 시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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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강연회에서 “2000억달러 현금 투자라고 해서 그냥 미국에 주는 돈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9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합의했다. 지난 7월 말 미국이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를 전제로 25%로 예고된 한국 제품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으나 투자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세부 합의가 늦어졌는데 경주에서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극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한국은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연 200억달러 한도 이내에서 10년간 직접 현금투자하기로 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한미 조선협력(마스가 프로젝트)에 직·간접 투입기로 했다.

김 장관은 20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을 맡은 투자위원회와 본인이 위원장을 맡는 협력위원회의 동의로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미투자가 미국의 필요에 의해 독단적으로 결정되리란 우려를 불식하려는 취지다.

그는 “상업적 합리성, 즉 ‘캐시 플로’(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한 사업이 투자 기준”이라며 “조만간 상세 내용을 각 협회와 기업에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2000억달러 대미 투자가 향후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자금원이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진 미국에 들어가는 기업이 자기 돈이나 파이낸스를 통해 갔다면 앞으로는 그렇지 않은 방법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며 “미국 진출 희망 기업은 이 돈이 나와 상관없는 돈이라 생각지 말고 이를 활용할 ‘툴’(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 합의문 완성 시점과 관련해선 “양해각서(MOU)나 팩트시트(설명자료)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오늘 내일 중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늦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