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담 책상으로 재탄생
"껍질만 벗겨내면 일반 목재와 차이 없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 3층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두 정상이 앉은 책상은 동화기업과 APEC 공식가구 협찬사 코아스가 협업해 제작한 것이다. M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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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에서 1일 막을 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앉은 책상은 특별한 나무로 만들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월 안동시와 영양·의성군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지역에서 벌목된 피해목이 튼튼하고 고급스러운 책상으로 재탄생한 것.
동화기업의 '파티클보드'로…코아스가 책상 만들어
동화기업 공장에 입고된 산불 피해목. 동화기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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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화백컨벤션센터 3층 양자회담장 책상은 동화기업과 APEC 공식가구 협찬사 코아스가 힘을 모아 제작했다. 코아스는 동화기업이 피해목을 재활용해 만든 파티클보드를 받아 책상과 소파 테이블 등을 만들었다. 코아스가 APEC에 협찬한 가구는 17종 142점에 달한다. 두 업체의 협업은 피해목을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현장을 찾은 두 회사 관계자가 우연히 만나면서 성사됐다.
피해목은 불에 그을린 겉껍질을 벗겨내고 이물질을 없앤 뒤 기존 공정과 똑같은 방식으로 만든다. 그 결과 성질은 일반 목재와 차이가 없으며 자연 건조가 되면서 기능적으로 더 좋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고재상 동화기업 영업기획팀장은 "피해목은 표면만 그을린 것"이라며 "기술적으로도 만드는 게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피해목은 코아스에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도움을 받아 휨 현상 등을 사전 테스트한 뒤 썼다.
APEC 기간 썼던 가구들은 경북도청에 보내져 그 의미를 더했다. 코아스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APEC 핵심 의제에 맞는 가구라 뜻깊다"며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피해목을 더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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