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흡연, 과한 목 움직임이 혈관 벽에 생채기
염증 일으키고 찌꺼기 뭉치게 해 뇌경색 주범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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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배관을 오래 쓰면 내부에 녹과 이물질이 끼듯, 혈관도 세월이 흐르면 때가 낀다. 특히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중요한 통로인 목 부위 혈관(경동맥) 안쪽에도 '플라크'라 불리는 기름 찌꺼기가 쌓이기 쉽다. 이것이 바로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만드는 '경동맥 죽상동맥경화증'이다.
-왜 생기는지.
“매끈해야 할 경동맥 내부 통로가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같은 혈관성 위험인자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혈관 안쪽 벽에 미세한 생채기가 난다. 이 틈으로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침투한다. 우리 몸은 이를 없애려고 면역세포를 보내 싸우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 생기고 찌꺼기들이 뭉치게 된다. 결국 끈적한 죽 같은 덩어리(죽종)가 만들어져 혈관을 좁히는 것이다.”
-누구에게 많이 생기는지.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약 12만4,000여 명에 달하고,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 더 많다. 남성이 담배나 고혈압 같은 위험 요인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지만, 여성도 안심할 수 없다. 폐경기 이후 혈관을 보호해주던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목을 꺾는 스트레칭이나 심한 목 마사지 같은 물리적 자극이 혈관 내벽을 찢어지게 만들고, 이때 생긴 피떡(혈전)이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은 어떤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증상을 느꼈다면, 뇌졸중이 왔거나 오기 직전일 가능성이 크다. 뇌졸중이 오기 전 강력한 경고 신호인 '일과성 허혈 발작(미니 뇌졸중)'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한쪽 눈이 커튼을 친 듯 흐려지고, 말이 어눌해져 대화가 힘들다면 지체 없이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
“경동맥 동맥경화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의 주범이다. 전체 뇌경색 환자의 약 15~20%가 경동맥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단순히 찌꺼기가 있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얼마나 두꺼워졌느냐'다. 경동맥의 혈관 벽이 0.1㎜ 두꺼워질 때마다 뇌경색 위험은 13~18%씩 치솟는다. 혈관 벽에 붙어 있던 찌꺼기가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이 오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고, 영구적인 마비나 언어 장애 같은 평생 가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예방 수칙은.
“혈관 나이는 생활 습관에 달려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위험인자 관리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다면 약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담배는 혈관에 상처를 내는 가장 큰 적이니 반드시 끊어야 한다. 운동은 '주 3회,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이는 혈액 순환을 돕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준다. 부모 형제 중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이 있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신경과 전문의를 만나 혈관 상태를 미리 점검해보는 게 좋다.”
정요환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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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요환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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