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년 만에 하락으로 10월 마감…증시와 대조적
10월 중순 선물 시장서 사상 최대 강제 청산…투자자 위험 회피 심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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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미국 증시, 국내 증시를 비롯해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르는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BTC)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가상자산 선물 시장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 강제 청산이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 데다, 올해 비트코인 상승 모멘텀이 길게 이어져 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가상자산 데이터 사이트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7년 만에 10월을 '하락'으로 마감했다.
통상 10월은 비트코인이 오르는 달로, 오른다는 뜻의 '업(up)'과 '악토버(10월, October)'를 합한 '업토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았다. 하지만 지난달 비트코인은 3.43% 하락 마감했다.
비트코인이 10월을 하락으로 마무리한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2018년 말은 '크립토 겨울'이라 불리던 하락장이었으며, 2018년 10월 비트코인은 3.83% 하락한 바 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를 찍었던 올해는 왜 '업토버'가 재현되지 않았는지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달 미 증시, 국내 증시, 금값까지 모든 자산이 오르는 '에브리씽 랠리'가 펼쳐졌던 만큼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더 두드러졌다는 평가도 있다.
우선 업계에서는 지난달 10일부터 12일까지 발생한 가상자산 시장 사상 최대 강제 청산이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급격한 청산이 리스크(위험) 회피 심리를 부추겼고,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악화되면서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증시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의 애덤 맥카시 선임 연구원은 로이터에 "가상자산 시장은 10월에 진입할 때까지만 해도 금, 증시와 비슷하게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움직였다"며 "하지만 10월 중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더 이상 자금을 옮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10월 10일 일어난 급락은 가상자산 시장이 여전히 협소한 시장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줬다"며 "'대장 코인'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조차 15~20분 만에 10% 이상 급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들어 비트코인이 이미 많이 상승한 상태였던 만큼. 추가 상승 재료가 부족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하락에도 불구, 3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년 전 대비 60% 오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가상자산 붐이 일기 시작했던 2017년부터 비트코인은 상승 이후 하락이 이어지는 사이클을 반복해왔다. 이에 지난해부터 꾸준히 가격이 올랐으므로 하락 사이클이 곧 올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단, 일각에서는 과거와 같은 사이클이 끝났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지난 1일 X(구 트위터)를 통해 "4년 단위로 반복되는 가상자산 사이클은 끝났다. 사람들은 그 사이클을 성경처럼 믿는 걸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의 실질적 수요가 없던 시절, 공급 충격을 일으켰을 뿐이고 그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 반감기는 시장을 거의 움직이지 못한다. 오늘날 가상자산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관자금 유입, ETF(상장지수펀드), 자산 토큰화 같은 유기적 수요다"라고 짚었다.
최근 비트코인 하락에 대해선 "'사이클 리셋(가상자산 상승 사이클이 반전된 것)'이 아니라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자본이 금과 기술주로 이동한 단순한 '로테이션'일 뿐이다"라며 "그 과정에서 가상자산의 펀더멘털은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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