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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 김영남 사망…‘조문 외교’ 통해 남북관계 숨통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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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에서 ‘얼굴’ 몫을 맡았던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3일 암으로 사망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일 새벽 1시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영남의 주검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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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의 간판이었던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3일 사망했다. 정부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명의로 조의를 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우리 당과 국가의 강화발전사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인 김영남 동지가 97살을 일기로 고귀한 생을 마쳤다”고 전했다. 사인은 암성 중독에 의한 다장기 부전이었다. 김 전 위원장의 장례는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국가장의위원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박태성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영남 전 위원장은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대표단을 구성하고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면담을 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면담하는 등 민주당 소속 대통령을 모두 만났다.



    정부는 남북 간 통신선이 끊긴 탓에 조전(전통문)이 아닌 조의 표명 형식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조의문을 통해 “2005년 6월과 2018년 9월 두차례 평양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김 전 위원장과 인연을 언급하며 “머지않아 남북이 대화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아 평화통일을 이야기하는 날이 오리라 기대한다”고 조의를 표했다.



    그동안 정부의 ‘조전·조의 표명’은 단순한 애도를 넘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담아왔다. 정부가 북한 고위급 인사 사망에 조전을 보낸 것은 2005년 10월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사망 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정동영 장관은 전통문에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2006년 8월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사망 때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 명의로, 2015년 12월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사망했을 때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음에도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의 명의로 조의를 표했다.



    북한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소규모 대표단을 서울 빈소로 보내 조의를 표했다. 같은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엔 조전을 보냈다. 2019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타계했을 때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조전과 조화를 전달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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