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50% 철강 관세, 단기 조정 어렵다”…위기의 철강업계 “‘성장 신화’ 깨야 새로운 길 나올 것” [비즈36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스틸코리아 2025 강연서 밝혀

    “美관세는 구조적 보호무역 목적”

    글로벌 철강수요 1.2% 감소… 한·중·일 동반 침체

    헤럴드경제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미국 철강산업의 실질적인 생산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현재 50%에 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가 단기간에 조정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관세 장벽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우리 철강업계의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일 ‘스틸 코리아 2025’ 중 열린 ‘2026년 철강시장 이슈 및 전망 세미나’에서 “미국 시장의 50% 철강 관세는 단기간에 조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내 조강 가동률이 충분히 높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관세를 완화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그는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후 관세정책이 협상 카드가 아니라 구조적 보호무역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라며 “관세 유지가 향후 글로벌 철강 가격의 고착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고도화 방안’을 추진하며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을 직접 언급할 만큼, 시장의 어려움이 심화된 상황에서 그간 주된 수출 돌파구였던 미국향 수요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공 연구위원은 “전세계 철강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의 철강 수요도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안좋다는 것이 분석”이라면서 “한중일 3국은 극심하게 건설 경기가 침체돼 있고, 한국과 일본은 미국 관세 제조업 충격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다라는 그런 특징도 있는데, 내년까지도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보호무역주의 상황에서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이들 지역 역시 정치·경제 리스크가 높아 단기간 내 안정적인 대체 시장으로 자리잡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해 세계철강수요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조강 수요가 1~9월 기준 전년 대비 5.4% 감소했고, 전세계적으로도 수요가 1.2%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인프라 투자 증가율이 1% 수준에 그치면서 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그 중심에 있다.

    미국과 유럽도 각각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철강 경기가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철강 시장도 구조적 침체 국면이다. 작년 기준 내수 철강 규모가 13년 만에 5000만톤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와 내년 역시 4500만톤 수준의 정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 경기 위축이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다.

    헤럴드경제

    박광래(왼쪽부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 김현석 산업통상자원R&D전략기획단 단장,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이 ‘스틸코리아 2025’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 연구위원은 “한국 철강산업은 일본의 장기 침체 궤적을 17년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모습”이라며 “단순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수축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그는 현실적인 조언을 제시했다. 그는 “철강업계가 오랫동안 붙들어온 ‘세 가지 신화’를 깨야 한다”라면서 수요 부진이 구조적인 만큼 과거 성장기의 관행을 깬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중국의 시장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의 각종 부양책에도 부동산·인프라 지표가 악화되고 있으며, 통계의 신뢰도도 낮다”며 “중국은 더 이상 글로벌 철강 수요의 엔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신흥국이 중국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대체 신화’가 있지만, 신흥시장은 리스크가 크고 아세안이나 메나 지역의 성장률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머징 마켓 솔루션이라는 말 자체가 착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일본의 침체 궤적을 따라갈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한국 철강업이 일본을 따라간다는 ‘평행이론’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면서 “인구 감소와 내수 위축은 유사하지만, AI·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혁신의 기회가 여전히 존재한다. 성장 신화를 지키려 하기보다, 그 신화를 깨는 데서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는 포스코센터에서 스틸코리아 2025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철강시장 진단과 내년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공 연구위원과 함께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 김현석 산업통상자원R&D전략기획단 단장, 박선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이 자리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