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경쟁력 따라잡기 힘들어"
한한령(중국의 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업계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게임업계는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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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한령(중국의 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국내 게임업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2017년 한국의 사드배치 이후 8년간의 단절을 단숨에 메우기 어렵고, 그사이 중국 게임업체들은 규모와 기술력 면에서 놀라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중 문화 관계회복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평이 나온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콘텐츠업계가 한한령 해제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린 중국 게임사들과 경쟁하기엔 국내 업체들의 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국내와 달리 중국 게임사는 교대 근무제를 도입해 24시간 동안 개발이 이어지는 구조다. 속도전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따라잡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받기만 하면 흥행이 보장된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간 국내 게임업체들이 간헐적으로 판호를 발급받아 중국에 출시한 게임들의 성적표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제외하면 성공 사례가 드물다.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넷마블의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등은 출시 초반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꾸준한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시프트업의 '니케'도 출시 초기 일매출 20억원을 기록하며 흥행 기미를 보였지만 그때뿐이었다.
중국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이들과 맞서기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IT기업 겸 게임회사인 텐센트의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2분기 텐센트의 전체 게임 매출은 약 592억위안(약 11조1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게임 회사 중 매출이 가장 높았던 넥슨과 비교해도 약 9.6배 차이가 난다. 넥슨은 올해 2분기 연결매출 1조1494억원을 기록했다.
과거엔 퀄리티가 낮다는 평가를 받던 중국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호요버스가 지난 2020년 출시한 PC·모바일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원신'이 있다. 원신은 올해 글로벌 누적 매출 약 100억달러(약 14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콘솔 게임인 '검은 신화: 오공'은 지난해 출시 한달 만에 전세계 20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중국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이같은 분위기에 국내 기업들도 중국이 아닌 글로벌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내년 '아이온 2'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은 이미 압도적인 자본과 노동 투입을 통해 퀄리티를 높여왔다. 국내 기업들이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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