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안 올라서 이사가요”…최대 5억 떨어진 일산 [10·15대책 그 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규제 해제에도 거래 정체, 매매가 하락 지속

    대장 단지 킨텍스·포레나 실거래가 내림세

    분당·동탄 재건축 단지 신고가, 온도차 극명

    전문가 “일자리·산업벨트 부재 구조적 한계”

    헤럴드경제

    6일 찾은 킨텍스역 인근 주상복합 ‘킨텍스원시티’의 모습 윤성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같은 경기도라도 분당,동탄 심지어 수원까지 집값이 다 오르는데, 일산만 안올라요. ‘상대적 박탈감’을 못이기겠다고 이사가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일산동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시행 이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제에서 제외되며 ‘풍선효과’가 우려됐던 일산 지역 집값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가 제한적인 점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당 등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일산 일대의 집값을 이끈다고 평가받는 킨텍스역 인근 주상복합 ‘킨텍스원시티1블럭’ 84㎡(이하 전용면적)는 10월 18일 12억25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의 최고가는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 10월 당시 17억원(44층)였다. 당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5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옆 단지인 ‘한화포레나킨텍스’도 이달 1일 10억35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의 최고가는 2021년 8월 당시 기록된 14억7000만원(42층)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3일 기준)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일산동구 -3.29%, 일산서구 -1.74%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산동구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0·15 대책에서 일산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자 문의가 그 주에 소폭 늘었다”면서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거래는 정체 상태고,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말했다.

    킨텍스역 인근 뿐 아니라 재건축을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구축 아파트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돼 사업이 진행 중인 일산 강촌마을의 ‘강촌5단지라이프’ 전용 84㎡는 지난달 12일 6억66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2022년 5월 7억9800만원(14층)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최고가와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후곡마을 ‘문촌3단지우성’ 역시 지난달 16일 7억52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이 평형의 최고가 역시 2021년 9월 기록한 9억2500만원(11층)이다.

    다른 1기 신도시인 분당의 재건축 선도지구 내 아파트들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성남시 분당구 샛별마을의 ‘샛별마을라이프’ 전용 84㎡는 규제 발표 당일인 10월 15일 17억원(1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분당 내 다른 선도지구인 시범단지 ‘시범현대’ 전용 84㎡ 역시 10월 13일 20억원(5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킨텍스역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021년도 고점을 경험한 이들이 ‘일산은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 학습효과가 있다”며 “소위 돈 있는 사람들만 부동산에 접근할 수 있다는 뉴스들이 불안 심리를 자극해 이 곳 사람들 또한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산 지역이 다른 1기 신도시에 비해 상대적 가격 약세 이유로는 일산이 일자리가 없는 ‘베드타운’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B 중개사무소 대표는 “일산은 서울·판교처럼 일자리 연결망이 없으니 수요가 약하다”며 “분당은 판교, 동탄은 삼성전자가 있지만, 일산은 연계 산업이 없어 베드타운화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산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서울역까지만 운행을 하는데, 해당 노선이 조속히 ‘삼성역 완전 개통’되어야 강남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며 “그래야 일산이 산다”고 덧붙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경부 라인은 확장성이 있지만 일산이 위치한 북쪽은 파주 이후로 확장이 어렵고, 발전 구조상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강남·잠실에서 판교·용인·동탄으로 이어지는 남쪽 축은 일자리와 산업벨트로 연결돼 있다”며 “삼성전자 같은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경기 북부는 동남권 대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성현 기자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