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된 15일 대구의 한 병원에서 어르신이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5.10.15.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
독감(인플루엔자)가 추위를 타고 매섭게 퍼지며 일주일 만에 외래·입원 환자 모두 급증했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4주차(10월 26일~11월 1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 수는 22.8명으로 전주(13.6명) 대비 67.6%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000명당 3.9명이었는데 5배 이상이다. 7~12세(68.4명), 1~6세(40.6명) 순으로 발생률이 높았다. 최근 4주간 의심 환자는 41주차부터 1000명당 14.5명 → 7.9명 → 13.6명 → 22.8명으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 입원 환자 수 역시 175명을 기록해 43주차 98명보다 껑충 뛰었다. 최근 4주간 입원 환자는 47명 → 55명 → 98명 → 175명으로 역시 증가 추세다.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원인 바이러스 1위가 코로나19, 2위가 독감이다. 43주차에는 전체 환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9%가량 차이가 났지만 44주차는 2%로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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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은 학령기인 초·중·고교생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폐렴 등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이 큰 쪽은 65세 이상 고령층 또는 만성질환자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노인 환자는 면역 반응이 저하돼 고열 없이 전신 쇠약감, 식욕 부진, 또는 갑작스러운 섬망(정신 혼란)만 보일 수도 있다"며 "이러다 폐렴이 나타나고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등 기저질환이 급격히 악화해 사망에 이른다"고 우려했다.
질병청은 지난 3일 언론브리핑을 열어 10년 새 가장 큰 규모로 독감이 유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정익 질병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주변국의 유행 상황과 추워진 날씨 등에 비춰 지난 10년 새 가장 유행 정점 규모가 높았던 지난 절기와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2개월 일찍 독감이 찾아왔지만 조기 종식되긴 어렵고,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더 길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된 15일 대구의 한 병원에서 어르신이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2025.10.15.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
고령층·어린이·임신부 등 합병증 위험이 큰 고위험군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무료 독감 백신을 맞되 65세 이상은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고용량 백신 또는 면역증강제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독감에 확진됐을 때는 증상 발생 48시간 이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게 가장 좋다. 마상혁 과장은 "고령층의 경우 기침·감기 등 전형적인 증상이 없더라도 거주 시설, 지역 사회에 독감이 유행하고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신속히 항원 검사를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예방' 못지않게 '치료'와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눈에 보이는 증상은 '빙산의 일각'이기 때문이다. 마상혁 과장은 "무료 백신은 노인에서 감염 예방 효과가 작은데, 이 연령대는 일단 걸리면 며칠간 누워지내는 것만으로도 근육이 빠지고 쇠약해진다"며 "독감은 나았지만 걷지 못하게 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방역 당국이 감염·재활 등 관련 전문가와 함께 걸린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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