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요즘 냄새를 잘 못 맡아요"…코 문제인 줄 알았는데 충격적인 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우상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령화로 국내 파킨슨병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후각 기능 저하가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핵심 지표라는 국가 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은 일반적인 노화 과정이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워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9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파킨슨병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주요 증상을 안내하고, 관련 코호트 사업의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파킨슨병은 중간뇌의 흑색질이란 부위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점차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우리 몸의 운동 조절에 관여하는 도파민이 부족해지면서 움직임이 둔해지고 손발 떨림, 보행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수면장애, 자율신경계 이상, 인지기능 저하 등을 동반할 수도 있다.

    중앙일보

    파킨슨병 카드뉴스. 사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0년 12만5927명에서 지난해 14만3441명으로 4년 사이 13.9%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 18.7%(2만819명), 70대 37.9%(4만2172명), 80세 이상 36.5%(4만603명) 등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60대 이상 고령이다. 고령화에 따라 환자 규모는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1년부터 국내 대학 및 의료기관과 협력하는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을 통해 환자 코호트를 구축했다. 환자들을 장기간 추적관찰해 진단과 예방, 예후 예측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확진할 수 있는 정확한 검사법 등도 없어 관련 연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의 후각 기능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진이 초기 환자 203명을 후각 기능에 따라 세 그룹(정상, 저하로 전환, 저하)으로 나눠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85.7%)가 추적 기간 중 후각이 떨어졌다. 특히 정상 수준이던 후각의 기능이 저하된 환자군에서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났다.

    후각 기능 검사는 비교적 간단해, 향후 파킨슨병을 조기 진단하고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원 관계자는 “냄새를 잘 못 맡는 등의 단순한 증상만으로 인지기능 악화를 감지할 수 있어,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모바일 앱 ‘닥터파킨슨’ 등을 통해 쉬운 파킨슨병 자가진단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 중 26%가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잘못 치료받다가 오히려 증상이 악화했다는 조사가 있는 만큼, ▶근육 경직 ▶손발 떨림 ▶느린 동작 등의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중앙일보

    파킨슨병 카드뉴스. 사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질병청은 파킨슨병 환자 코호트 및 중재연구를 통해 질병의 원인 규명과 정밀 진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연구 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