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말벗해주고 같이 걷고 혈색 점검까지…돌봄로봇 시대 '성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니어 케어 스타트업, 휴머노이드 도입 움직임 '속도'

    바이엘, 내년 휴머노이드 시범 도입…이달 중 MOU

    케어링, 모션스케일사업부 구축…中로봇기업 등 협력

    요양보호사 급감 대비·개인맞춤용 데이터 확보 목적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시니어 헬스케어 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기존에는 시니어 케어를 위해 도입됐던 로봇이 실내 이동지원과 배설보조 기능에 그쳤지만 향후 활력 징후(바이탈 사인)를 측정하고 감정과 운동 데이터 등을 기록하는 등의 기능이 더해져 개인별 맞춤 케어를 한층 더 쉽게 만들어줄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시니어 헬스케어 스타트업 ‘바이엘’(byL)은 내년부터 서울 잠실과 강남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검토 중인 모델은 미국 스톡스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지지’(Gigi, G1) 모델로 이달 중 업무협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데일리

    휴머노이드 지지(Gigi, G1).(사진=스톡스 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지는 자갈밭에서도 빠르게 걸을 수 있고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호두 같은 작은 물체를 그릇에서 집어 옮길 수 있다. 바이엘은 이 로봇을 활용해 데이케어 센터에 출석한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해 활력 징후(바이탈 사인)를 측정하고 감정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이동 보조, 운동 데이터 측정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바이엘의 로봇 도입은 초기 투자사인 알체라와 스톡스 로보틱스의 협업이 계기가 됐다. 알체라는 지난 9월 스톡스 로보틱스와 협업 계약을 체결하고 스톡스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얼굴인식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세계 헬스케어 시장에 공급키로 했다.

    김경환 바이엘 대표는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어르신들의 건강 및 활동 데이터 기록을 주로 하는 실험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면서도 “추후 로봇 가격이 저렴해지고 능력치가 올라오면 많은 곳에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알체라의 얼굴인식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 GiGi의 성능 테스트 장면.(사진=알체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니어 케어 1위 스타트업 케어링도 로봇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휴머노이드 돌봄 로봇 개발에 필요한 모션 데이터의 체계적인 학습 및 관리를 위해 모션 스케일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부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필요한 모션 데이터 생성과 분석, 학습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케어링은 중국 로봇기술 기업 ‘미러미’와 돌봄 로봇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국내 AI기업인 마음AI와 피지컬 AI 공동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케어링은 모션 스케일 사업부 구축 이후 국내외 로봇 및 AI 기업들과 피지컬 AI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 운영 전반에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니어 헬스케어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우선 국내 돌봄인력이 부족해서다. 요양보호사는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처우와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젊은 층이 기피하는 일자리가 되면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데일리

    김태성 케어링 대표(왼쪽)와 왕홍타오 미러미 대표(오른쪽).(사진=케어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국가시험 응시자는 지난 2023년 33만 9377명에서 2024년 18만 1890명으로, 2025년에는 12만 9602명으로 급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기요양 통계에서는 요양보호사 자격 보유자 291만명 중 실제 활동인원은 22.8%인 66만명에 불과하고 평균 연령은 61.7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8년이면 전국에서 11만 6734명의 요양보호사가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각종 데이터 확보 역시 로봇 도입의 목적 중 하나로 꼽힌다.

    로봇 업계에서는 정부가 에이지테크(Age-Tech) 5대 중점 분야 중 하나에 AI 돌봄로봇을 포함한 만큼 향후 돌봄로봇 보급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로봇 생산에 필요한 부품가격 등이 많이 낮아지면 기업간거래(B2B) 외에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도 접근성이 많이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로봇에 대화형AI가 융합되면 시니어는 물론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