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막연한 집값 상승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되고, 오히려 집값만 더 자극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 경제모형실 윤진운 조사역과 금융통화위원회실 이정혁 조사역은 11일 발표한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연구팀은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자료를 토대로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 형성 방식을 검증한 결과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즉, 집값이 꺾이는 국면에서도 상당 기간 상승 기대가 유지됐다는 뜻이다.

이에 연구팀은 경제 여건 변화와 관계없이 주택가격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고 편향된 인식을 갖는, 이른바 '진단적 기대'를 가정해 새로운 모형을 구축했다.

[한국은행 제공]

이 모형에 따르면, 금리 인하 시 집값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돼 집값 상승 폭이 커지는 반면, 성장 제고 효과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진단적 기대를 가정할 경우 합리적 기대에 비해 금리 0.25%포인트(p) 인하 후 8분기(2년) 지난 시점에 집값은 약 56% 더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 투자, 소비 등은 8~10% 정도 더 낮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진단적 기대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이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갖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에 대응한 통화정책 완화 시에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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