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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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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중국 화웨이·ZTE 통신장비 사용 금지 '법제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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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마련한 EU 집행위의 권고안, 법적 의무로 전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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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베이징 쇼핑가의 한 화웨이 매장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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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 통신망에서 중국 화웨이와 중흥통신(ZTE) 장비를 단계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기술 책임자인 헨나 비르쿠넨 부위원장은 회원국 이동통신망에서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 사용을 중단하는 방안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2020년 EU 집행위가 마련한 권고안을 아예 법적 의무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통신 인프라 관련 결정 권한은 각국 정부에 있다. 하지만 비르쿠넨 부위원장의 방안이 시행되면 EU 회원국들은 집행위의 안보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지침을 따르지 않는 회원국은 위반 절차 및 재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EU 집행위는 초고속 인터넷망에서 중국 업체의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해외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 '글로벌 게이트웨이'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에 대한 지원을 보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지원 대상인 비(非)EU 개발도상국이 중국업체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EU가 개발도상국에 교통·에너지·디지털 인프라와 보건·교육 분야 등을 지원하는 투자 프로그램이다.

    토마 레니에 EU 집행위 대변인은 중국 장비 금지 조치와 관련해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5G 네트워크 보안은 유럽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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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를 찾은 관람객들이 ZTE(중흥통신) 부스를 방문해 스마트 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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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에서는 중국산 통신 장비가 국가 안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독일과 핀란드가 중국 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을 검토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화웨이와 ZTE에 대한 경계가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영국과 스웨덴은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중국 장비업체에 대한 배제 조치를 시행해왔으나 스페인과 그리스는 여전히 중국 장비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EU 내 대중 강경파들은 회원국 간 안보 불균형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블룸버그는 EU의 중국 장비 금지 조치가 회원국과 통신사의 정치적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했다. 회원국들은 특정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EU 집행위에 이양하는 것을 오랫동안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통신사들도 중국업체가 서구 업체보다 저렴하고 우수하다고 주장하며 해당 조치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규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본격화됐다. 미국은 2018년 화웨이와 ZTE를 자국 시장에서 배제하고 EU에도 같은 조처를 하도록 적극 권장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는 회원국에 고위험 공급업체 장비를 핵심 무선망에서 배제하도록 권고했다.

    당시 중국은 EU가 화웨이와 ZTE를 고위험 공급업체로 규정한 것을 두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또 2020년 화웨이 장비를 전면 금지한 스웨덴을 상대로 보복 조처를 했다. 중국이 스웨덴 대표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과의 계약을 대폭 축소하면서 에릭슨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20년 11%에서 2021년 3%로 급락했다. 중국의 강력 대응에 다른 EU 회원국은 스웨덴 같은 금지 조치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28일 '위험 기업'으로 지정된 중국 기업 통신 장비의 신규 승인 절차를 제한하고 필요시 기존 승인도 철회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위험 기업 명단에는 화웨이, ZTE,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이 포함됐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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