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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K팝 스타 일상’ 체험에 호주인 4만명 몰려…케이 콘텐츠 플래닛 인 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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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그룹 엔믹스 따라 입고, 화장해 보는 체험 존 인기

    유현석 콘진원장 대행 “K콘텐츠 새 동력은 ‘휴먼 IP’”

    조선일보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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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톡에서 전시 소식을 보고 바로 달려왔어요. 가장 좋아하는 K팝 스타요? 하나만 고르긴 어렵죠!”

    지난 8일 호주 시드니 주의 최대 복합 문화 공간 캐리지 웍스에서 현지인 재즈(Jaz·25)씨는 엔믹스의 공연 추첨권을 얻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었다. 지난 2~8일 이곳에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K콘텐츠 전시 행사 ‘케이 콘텐츠 플래닛 인 시드니’가 열렸다. 전시 기간에는 게임·캐릭터·방송·웹툰·패션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한국 콘텐츠 전시 부스들이 이어졌다. 정샘물과 아이소이의 화장품, 게임 쿠키런과 배틀그라운드, 오뚜기 진라면과 농심 신라면, 드라마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와 예능 ‘자장면 랩소디’, 한국 패션 브랜드 페노메논시퍼와 아크메드라비, 핑크퐁 아기상어 등을 테마로 한 다양한 부스로 누적 4만여 명이 찾았다.

    개중 가장 인기를 끈 건 단연 8일 개최된 걸그룹 ‘엔믹스’와 보이그룹 ‘ONF(온앤오프)’의 공연 추첨권과 이들을 테마로 한 특별 전시 부스였다. 뮤직비디오 촬영 의상, 멤버의 화장법 영상 등을 전시한 엔믹스는 특히 한정 포토카드 1200장을 선보이면서 행사 첫날부터 전시장 건물 바깥까지 긴 대기 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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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믹스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오전부터 이어진 긴 오픈런 대기줄./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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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 친화적인 호주는 ‘신흥 K팝 개척지’

    콘진원에 따르면 호주는 아직까진 영미권 나라 중에서도 한국 문화 콘텐츠 인기가 타국 대비 높은 곳은 아니다. 현지 센터 개소도 이제 막 1년이 되어가는 신흥 개척지. 하지만 적은 인구수(약 2700만 명) 대비 영화·OTT·게임 등 다 분야의 콘텐츠 시장 규모 자체는 세계 10위권에 꼽히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는 게 콘진원의 평가다. 가장 큰 장점은 다문화 콘텐츠에 열려 있다는 점이다. 콘진원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드라마나 영화 시장에서 꼽는 대표 콘텐츠들도 대부분 현지 제작이 아닌 영미권 인기작과 OTT 흥행작이 주류이고, 시장 콘텐츠 공급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호주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한국 문화 콘텐츠 경험은 음식-음악-영화 순으로,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플랫폼은 넷플릭스(78.3%)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영환 호주 비즈니스센터장은 “최근 호주 정부와 콘텐츠 업계에선 한국과의 협업으로 자신들의 대표 상품을 만들고 싶어 하고, 세제 혜택도 많이 주는 중”이라며 “얼마 전 현지 방송사에서 국악 CD를 구해 갈 만큼 K팝 이외의 한국 문화 자체에도 관심이 크다”고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한국 업체들과의 비즈 매칭을 희망한 시드니 윌로비 지역 의회의 공연 기획 전담자 버나드 라우는 “호주는 한·중·일 아시안 커뮤니티가 특히 활성화돼 있어 이들을 중심으로도 빠르게 한국 문화와 관련 행사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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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에 위치한 K팝 전문 카페에 방문한 보이그룹 펜타곤의 멤버 정우석. 벽면에는 팬들이 특별 제작한 최애 아이돌들의 생일 축하 컵 홀더가 붙어 있다. /아이하트케이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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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선 특히 ‘현지 아이돌 생일 카페’가 한류 문화를 홍보하는 주요 거점으로 기능 중이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에 맞춰 팬들이 자축 모임을 갖는 가운데 자연스레 한국 문화를 교류한다. 일부 카페는 K팝 음반점을 병행하거나 한국 식음료와 문화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로도 진화 중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중 하나인 해리스 스트리트에 위치한 카페 ‘아이 하트 케이팝 시드니’가 대표적. K팝 음반 판매를 겸한 이 카페를 들어서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수정과’ ‘식혜’ 등이 한글로 적힌 파우치 음료들이 눈에 띈다. 평일에는 이들을 판매하고, 주말에는 주로 아이돌 생일 카페나 K팝 전시회 대관에 주력한다.

    2022년 설립된 이 카페는 특히 아이돌 사진을 새겨 넣은 컵홀더 이벤트로 호주에서 유명세를 끌었다. 섬 지역이 많은 지리적 특성상 K팝 굿즈의 무게가 많이 나가면 배송 요금이 많이 붙고, 커피 문화가 활성화된 자국 상황을 반영한 것. 카페 관계자는 “매 주말 2건 이상 행사가 개최될 만큼 K팝 관심도가 높아진 걸 느낀다”며 “다양한 K팝 이벤트를 위한 전문 디자이너도 근무 중”이라고 했다.

    ◇한류의 새 개척 키워드는 ‘휴먼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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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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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진원은 올해부터 호주뿐 아니라 두바이를 필두로 한 중동·아프리카, 이탈리아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개척지들에 대한 접근을 늘려가고 있다. 유현석 콘진원장 대행은 특히 핵심 전략으로 “‘휴먼 IP’와 ‘다분야 융합’”을 꼽았다. “K팝 스타가 먹고, 입고, 마시는 모든 것이 문화적 동력이 되고, 그 과정에서 K팝 이외의 다양한 한국 문화 산업군까지 융합적으로 흥행을 일으키는 현상”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다국적 인기를 끈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와 음식을 주제로 한 ‘랩소디 시리즈’의 장면들에서 노출된 화장품과 음식들을 함께 강조한 이유다. 특히 엔믹스 멤버 설윤이 실제 무대 공연에서 했던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따라 해보는 체험존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APEC을 통해 화두가 된 한한령 해제 기대감도 휴먼 IP를 결합한 시장 성장에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유 원장 대행은 “얼마 전 중국 광전총국에서 콘진원 방문을 요청해 비공개로 다녀갔다. 그만큼 규제와 국적에 상관없이 K콘텐츠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를 아우르기 위해서 앞으로도 휴먼 IP들의 역할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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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대행./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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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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