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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부친상 치르고 충분히 못 쉰 채 일 나서…쿠팡 새벽배송 기사, 전신주 충돌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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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센터 복귀 중 졸음운전 추정

    경향신문

    주차되어 있는 쿠팡 배송 차량. 경향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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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쿠팡 협력업체 소속 30대 택배기사가 새벽 시간대에 일을 마치고 돌아가다가 전신주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11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2시9분쯤 제주시 오라2동의 한 도로에서 30대 택배기사 A씨가 몰던 1t 트럭이 전신주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이 운전석에 끼여 있던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같은 날 오후 3시10분쯤 숨을 거뒀다. A씨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협력업체 소속 택배노동자로, 배송을 마치고 물류센터로 복귀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졸음운전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성명을 내고 “A씨는 쿠팡 제1캠프에서 야간조로 새벽배송을 담당하던 특수고용직 배달노동자였다”면서 “A씨는 며칠 전 아버지 장례식을 치르고 충분히 쉬지 못한 상태였고, 야간배송 중 물류센터로 복귀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심야 택배 업무로 인한 과로가 이어지고 심야·새벽배송을 규제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이번 제주 노동자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과로와 구조적인 위험이 만든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쿠팡은 노동자 사망 사건의 경위를 즉각 공개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며 “새벽배송 노동자의 장시간·야간 근무 실태를 포함한 전면적 산업재해 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쿠팡 전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즉시 시행하고, 제주도는 지역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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