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3 (토)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삼성전자, 내년 '평택' 추가 인프라 투자 검토 착수…AI 반도체 장기 포석 [소부장반차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설계·토목·유틸리티 등 기반 기획 가속…AI 중심 복합 팹 구상 '가시화'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내 추가 인프라 투자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메모리 업황 반등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산에 따라 차세대 생산 거점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평택 사업장 추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기 기획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검토에는 설계⋅토목⋅유틸리티 등 기반 인프라 설계 작업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라인 대비 생산라인 규모가 크게 확장된 '메가 팹(Mega Fab)' 형태로 설계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D램 증설 라인을 넘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D램·낸드·파운드리 공정을 통합한 복합 생산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전환기에 맞춰 설비 전략의 중심축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기존 공장 안정화 전 새 인프라 기획 착수…"AI 반도체 수요, 일시적 아냐"

    삼성전자는 올해 평택 기존 공장에서 1b·1c D램과 차세대 낸드(V9) 공정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c(6세대 10나노급) 공정은 HBM4와 DDR5 등 AI 반도체용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존 라인은 올해 하반기까지 장비 셋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2026년) 상반기 본격 양산이 목표다. 1c 공정에서는 극자외선(EUV) 노광 레이어 수가 기존 1b보다 확대되며 HBM4 대응을 위한 미세화·전력 효율 최적화 기술이 적용된다.

    이처럼 기존 라인이 아직 안정화 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논의가 병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반도체 공장은 가동률이 일정 수준에 이른 뒤 차기 라인 설계를 추진하지만 삼성은 이번에 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을 '투자 사이클 복원'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신규 인프라 기획을 서두르는 이유는 AI 수요 확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기존 라인에서 확보한 HBM 생산 경험을 토대로 신규 인프라를 차세대 복합 팹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새 인프라, 메모리·파운드리 결합한 'AI 통합 팹' 유력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규 인프라는 기존 라인보다 훨씬 큰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공정을 함께 배치하는 '멀티라인' 형태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HBM 적층 공정과 GPU용 AI 가속기 패키징을 고려한 하이브리드 본딩, 실리콘 인터포저(CoWoS) 등 후공정 인프라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HBM과 파운드리를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글로벌 기업이다. 이 때문에 신규 인프라는 HBM4E·HBM5 등 차세대 AI 메모리 생산뿐 아니라 GPU용 로직 반도체 패키징까지 한 라인에서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생산 플랫폼'으로 진화할 공산이 크다. 결국 메모리 제조–패키징–로직 생산을 하나의 수직 체계로 묶는 'AI 풀스택 반도체 생태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 투자 사이클 복원 가시화…AI 반도체 중심으로 구조 재편

    삼성전자는 2023~2024년 메모리 경기 침체기에 신규 팹 투자를 유보하고 현금흐름 방어에 집중했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다시 '공격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인프라 기획이 단순 증설이 아닌 메모리 중심 구조를 AI 반도체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수요 확대로 HBM과 DDR 등 고대역폭·고용량 제품군의 비중이 향후 3년 내 메모리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신규 인프라를 통해 장기적 생산 경쟁력을 확보하면 수익성 개선 효과도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신규 인프라가 HBM4E·HBM5⋅DDR6 등 차세대 제품의 생산 거점이 될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도 세부 공정 구성과 착공 시점은 여전히 조율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설계 및 행정 절차를 검토 중이며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라인이 AI 메모리 전환의 출발점이라면 신규 인프라는 로직·패키징까지 고려한 AI 통합 팹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번 검토 착수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장기적으로 주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