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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가 지난달 30일 열렸다. 대학생 강희원 씨, 김익중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등 3명(가나다순)이 함께했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경영학회장,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이승진 무신사 S&C 본부장,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 4명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냈다. 독자위원들은 9~10월 매일경제신문과 매경이코노미, 매경럭스멘의 보도를 평가했다.
황철주 위원장
한미 관세협상이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로 어렵게 타결됐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언론 보도가 '나쁘다'고만 몰아붙이지 말고 좋은 방향으로 끌어가 주면 좋겠다. 우리 국익에 반하는 내용은 강하게 비판해서 협상장에 앉은 우리나라 대표가 마음 편히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전문가들과 무역협상 대책을 논의하고 그 결과와 지혜를 독자에게 공유해주면 좋겠다. 협상이 큰 틀에선 일단락됐지만, 아직 다 끝난 건 아니다. 단순한 정보 공유보다는 사회적 화두에 관한 토론과 통찰력을 전해줬으면 좋겠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보도는 기업 입장에서 힘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해 노동계와 현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 불안감을 부추기기보다 명확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보도를 해주면 좋겠다.
강희원 위원
노동 정책과 관련해선 기업 입장과 함께 노동자 입장도 같이 조명해준다면 더 객관적으로 보도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노란봉투법 본격 시행에 앞서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와 영향이 있을지 쟁점별로 다양한 보도를 기대한다.
단기 기획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 중 화이트칼라가 늘었고 이민정책 전환도 필요하다는 제언을 담은 '외국인 근로자, 우리도 K직장인'(9월 1일자 A1·4면), 유럽 재정 정책의 맹점과 경기 침체 현황을 다룬 '유럽 위기에서 배운다'(9월 23일자 A1·5면 등) 등도 매경만의 시각을 담은 흥미로운 기사였다.
세계지식포럼(이하 세지포)을 다룬 지면은 포럼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독자도 내용을 이해하기 쉬웠다. 다만 저출산 인구 구조 개편 등 시급한 국가 현안에 관한 내용도 다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밖에 KT 등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후속 기사로 공공기관의 보안 취약성 문제, 보안 산업 영향 등 심층 보도가 나왔으면 한다.
이미경 위원
세지포는 세계 유명 연사들의 통찰력 있는 강연과 토론으로 올해도 유익했다. 다만 포럼 내용을 다룬 기사는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청중과 참여자의 의견도 함께 담기를 바란다.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고뇌하는 문제를 실제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이 주목받으며 관련 산업, 기업에 대한 보도가 많았다. 이와 함께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 수자원, 전자폐기물 현황도 공신력 있는 자료로 보도했으면 한다.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그리드 병목(송전망 용량 한계로 전기가 원활히 흐르지 않는 현상), 입지 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할지 지금부터 논의하면 좋겠다. 원자력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등을 비교해 보도할 때도 도입 시 유발되는 사회적 갈등과 위험성 등을 소요 비용에 포함해야 현실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이승진 위원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중·러 간 동맹 강화, 일본의 새 총리 선출 분위기 등 주변국 동향을 많은 지면을 할애해 다뤘다. 독자들이 동북아 정세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AI 관련 대규모 투자 등 소식으로 일상에 파고든 AI의 영향력도 잘 조망했다.
매경이코노미의 2325호 커버스토리 '세계를 칠하다 넥스트 레벨 K뷰티'(9월 3~9일)는 한국 뷰티 산업이 유럽 등지로 대륙을 넓혀 영토 확장 중인 현 상황을 '시즌3'으로 분류한 점,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인디·중소 브랜드의 약진을 다룬 점 등이 흥미로웠다. 다만 주식 시장을 통해 잘 알려진 에이피알 등보다 새롭게 주목받는 브랜드를 더 조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소득자라 하더라도 부의 대물림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현실을 분석적으로 보여주며 정책 의제를 제시한 2329호 커버스토리 'K헨리·니콜라 누가 그들을 울렸나'(10월 1~14일)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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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위원
첨예한 관세전쟁 시기에 그 영향과 우려에 관한 기사는 주로 대기업 관점에서 다뤄지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지방 기업, 서비스업 등 언론의 관심에서 소외돼 있거나 간접적 영향권에 있는 경제 주체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취재해 주기를 바란다.
경기는 침체해 있는데 증시 등 자산 시장만 과열된 상황에 대해서도 선도적인 기사를 제공해야 한다. 증시 랠리로 인한 수익 자금이 다시 생산성 없는 부동산 투기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 투자, 주택 건설 쪽으로 자금을 유도하는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 매경이코노미 'K헨리·니콜라~' 기사에서도 잘 나타났듯 부동산 가격 폭등은 우리 사회·경제 전반 문제의 근원이자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다. 건전한 근로에 대한 개념을 무너뜨리고 계층 간 불화를 키우는 데 대한 우려도 큰 만큼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상세히 짚어야 한다.
양희동 위원
증시 상승장의 내재적 가치를 다룬 기사가 많았으나, 이렇게 단기간에 주식 시장이 오른 데 대한 자금원을 심층 분석할 필요가 있다. 연금, 펀드, 부동산 대출 자금 등의 재원 중 어떤 자금이 주식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지를 우선 분석해야 향후 판세를 정확히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주 APEC과 관련해선 해외 유명 인사의 방문을 조명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대형 이벤트를 보도할 때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어떤 국익을 취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정밀한 소개와 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9월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건이 큰 이슈였다. 매일경제도 사태와 원인을 짚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지만, 거듭 반복되는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기관이 많아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익중 위원
캄보디아 범죄단지 사태가 큰 이슈였다. 매경에선 한발 앞서 장기간 '보이스피싱 20년 잔혹사' 시리즈 기획 3부작을 다룬 점이 시의 적절했다. 은행에서도 AI로 이상 거래 징후를 탐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등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독자들이 실질적으로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성 기획 기사가 꾸준히 나오면 좋겠다.
부동산 대책은 전 국민적 관심을 반영해 보도가 이뤄지긴 했으나, 강남 집값을 추종하는 자극적인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아 일반적인 서울시민이나 국민은 소외감을 느낀다. 그보다는 서울시 아파트의 중위가격 위주로 등락과 거래 흐름을 조명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
[정주원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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