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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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린스그룹 회장 천즈(39)의 비트코인 대량 압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미국은 “전신사기와 강제노동 범죄 수익을 몰수했다”라고 밝힌 반면, 중국은 “미국이 2020년 중국계 채굴풀을 해킹해 비트코인을 가져갔다”라고 주장하며 사이버 개입 논란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닛케이아시아는 12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컴퓨터바이러스비상대응센터(CVERC)의 공식 보고서를 인용해 “2020년 비트코인 채굴풀 ‘루비안(LuBian)’에서 유출된 12만7272개 비트코인이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지갑으로 이동했다”라고 보도했다. 당시 가치 35억달러였던 해당 비트코인은 현재 약 150억달러(약 20조원)로 불어난 상태다.

루비안은 여러 채굴자의 비트코인을 모아 관리하는 중국계 대형 채굴풀로 천즈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CVERC는 루비안 지갑 시스템이 취약한 방식으로 개인키를 생성해 공격에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0년 12월 약 2시간 동안 12만개 이상 비트코인이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고, 이후 4년간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며 일반적인 범죄자와 다른 패턴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2024년 6월부터 자금이 재차 이동해 미국 정부 소유로 표시된 지갑에 모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 <프린스그룹>

미국 법무부는 지난 10월 천즈를 전신사기·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하며 동일 규모의 12만7271개 비트코인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법무부는 미국이 해당 비트코인의 지갑 통제권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했는지에 대해 “수사상 보안”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천즈는 중국 푸젠성 출신으로 캄보디아에서 부동산·금융·소비재·관광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며 현지 정부 인사들과 접촉해 온 인물이다. ‘청년 기업가’와 ‘자선가’ 이미지를 강조하며 장학 재단을 운영했지만, 미국·영국·대만·싱가포르 등은 그를 강제노동·온라인 사기단 운영의 배후로 지목해 대규모 자산동결에 나섰다.

중국은 천즈와 무관하게 미국의 사이버 작전 가능성을 문제 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 NSA의 중국 기관 해킹 의혹을 연달아 발표하며 미국의 ‘이중잣대’를 비판해 왔고, 이번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하는 분위기다. 천즈의 소재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압수 사건이 범죄수익 몰수를 넘어 미·중 사이버 안보 갈등으로 번지면서 외교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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