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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내란특검, '계엄 정당화' 업무수첩 확보... 박성재, 두 번째 구속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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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 기각 한 달 만에 2차 구속 기로
    특검, 163쪽 PPT "내란 순차 가담"
    '朴 업무수첩' '실무자 문건' 등 제시
    朴 "통상적인 업무 지시" 혐의 부인


    한국일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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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두 번째 구속 기로에 섰다. 지난달 15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은 법원을 상대로 박 전 장관이 계엄 당일 법무부를 위헌·위법한 12·3 비상계엄에 동원하려 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13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앞서 특검팀은 박 전 장관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2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법무부에 ①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검토 ②출국 금지 인력 대기 ③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대통령실에 미리 호출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계획을 사전에 들은 박 전 장관이 위법한 계엄 선포라는 점을 알면서도 후속 조처들을 이행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235쪽 분량의 의견서와 163쪽 프레젠테이션(PPT)을 준비한 특검팀은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토대로 구속수사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검팀은 1차 영장이 기각된 뒤 휴대폰 포렌식 등 보강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들도 다수 포착한 상태다. 특검팀은 최근 박 전 장관이 계엄 이튿날인 지난해 12월 4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모인 당정대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그의 업무수첩을 통해 파악했다. 특검팀은 이 회의를 통해 당정대가 계엄을 합리화하기 위한 논리를 공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당시 회의 내용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의 '중도 임기중단X' '특검수사(내란)' 등 메모를 수첩에 남겼다. 그가 이미 자신의 계엄 관련 조치들이 내란죄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당정대 회의 뒤 법무부 검찰과에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재' 등을 거론하며 계엄을 두둔하는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시킨 정황도 포착했다. 박 전 장관은 당정대 회의가 끝난 뒤 당일 저녁 이 문건을 들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삼청동 안가 회동'에 참석해 계엄 사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을 통해 교정본부 소속 실무자들에게 구치소 수용 여력 현황 등 문건들을 작성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단서도 잡았다. 해당 문건에는 '포고령 위반자 구금'이라는 제목으로 '수도권 구치소에 3,60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런 지시가 정치인 등 포고령 위반자에 대한 수사·구금 등을 목적으로 이뤄진 계엄 후속 조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계엄 선포에 따른 통상적인 업무 지시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법원에 도착한 박 전 장관은 '두 번째 구속영장도 무리한 영장 청구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답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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