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불화 ‘제10오도전륜대왕도’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서 돌려받아
강원 속초 신흥사가 돌려받은 시왕도 중 ‘제10오도전륜대왕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제공 |
1950년대 미 군정기 유출됐던 18세기 조선 불화 ‘시왕도’ 1점이 70여년 만에 제자리인 속초 신흥사로 반환됐다. 2020년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이 신흥사 시왕도 10점 중 6점을 반환했는데, 5년 만에 7번째 그림이 돌아온 것이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신흥사는 14일 서울 마포구 KGIT센터에서 언론공개회를 열고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하던 시왕도 중 1점인 ‘제10오도전륜대왕도’를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시왕도는 사람이 죽은 뒤 저승에서 심판을 주관한다는 대왕 10명을 그린 불화다. 불교의 사후세계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속초 신흥사에는 10명의 왕당 1점씩, 총 10점의 시왕도가 걸렸으나, 한국전쟁 이후 미 군정기에 미군에 의해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LACMA가 소장했던 6점은 2020년 국내로 돌아왔다. 나머지 4점의 행방은 당시 알려지지 않았으나, 위원회와 신흥사가 시왕도 1점을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 중인 점을 파악해 2023년부터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미술관 측에 공식 반환 요청서를 제출했고, 올해 7월 방문 협상에서 반환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에 반환되는 ‘제10오도전륜대왕도’는 시왕도에 등장하는 10명의 왕 중 10번째 왕인 오도전륜대왕을 그린 그림이다. 죽은 지 3년이 된 사람은 오도전륜대왕에게 심판받은 후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 곳이 결정된다고 한다. 비단에 채색한 이 그림의 크기는 가로 91.4㎝, 세로 116.8㎝이다.
반환되는 그림은 1798년(정조 22년)에 그려져 신흥사 명부전에 봉안된 것이다. 국내 현존하는 시왕도 중 다수는 19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18세기 시왕도는 보기 드물다. 그림의 상·하단을 구름으로 나눈 18세기의 시왕도와 달리, 신흥사 시왕도는 19세기 그림처럼 상·하단을 성곽으로 구분해 불화의 변천사를 알 수 있게 한다.
해당 그림은 일제강점기까지는 조선총독부 기록을 통해 그 존재가 확인되나, 1954년 여름에 신흥사 명부전 내부를 촬영한 사진에는 그림의 자리가 비어 있다. 미국으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됐던 이 그림은 2007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구매했고, 족자 형태로 보관돼왔다. LACMA가 소장했던 시왕도 6점과 달리 그림을 그린 시기 등은 적혀 있지 않으나, 위원회 등은 그림 제목이 적힌 우측 필체의 형식이나 전체 작품의 크기, 작품 내용 등을 통해 신흥사 시왕도 중 일부라는 점을 확인했다.
반환된 그림은 이날 속초 신흥사로 옮겨졌다. 위원회 등은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신흥사 시왕도 3점을 찾기 위해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과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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