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손보사 3분기에만 車보험 2300억원 적자
보험료 인하·보험사기 증가…손해율도 손익분기점 넘어서
"동결이나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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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자동차보험 실적이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상생금융 동참 차원에서 4년간 이어졌던 자동차보험료 인하 기조가 내년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5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 140억원 흑자에서 올해 65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자동차보험 손익도 350억원 적자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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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39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4% 급감했다.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 160억원 흑자에서 올해 558억원 적자를 냈다.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익은 220억원 흑자를 기록 중이지만 최근 상승 중인 손해율을 고려했을 때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해상의 3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83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4.2% 줄었다.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엔 130억원 흑자였으나 올해엔 55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누적으로도 390억원 적자를 기록 중이다.
KB손해보험의 3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2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다. 4대 손보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늘었다. 다만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 -24억원에서 올해 -52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3분기 누적으로도 442억원 적자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약 85%를 차지하는 4대 손보사의 3분기 자동차보험 실적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건 최근 손해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0.96%로 상반기(82.76%) 대비 8.2%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누적 손해율은 85.4%로 전년 동기(81.1%) 대비 4.3%포인트 올랐다. 업계에서는 대형사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 82%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올해까지 4년간 이어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 자동차보험 사기 증가, 경상환자 과잉진료 등이다. 올해 극한 호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까지 겹치면서 손해율이 급상승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영집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전략팀장은 지난 13일 열린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최근 4년간 요율을 계속 내려왔다"며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 수준을 고려해 내년에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자동차보험료는 각 손보사가 손해율에 기반한 자체 요율을 산출해 보험개발원이나 계리법인 등 외부 기관으로부터 검증받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형식상 보험사가 자유롭게 정하는 구조지만 당국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공통 의견이다. 통상 손보사들은 연말까지 요율 검증을 마치고 연초에 당국과 협의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보험에서 수천억 원 가까이 적자가 날 것으로 보여 내년까지 보험료를 내리는 건 어려울 것"이라며 "동결이나 인상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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