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지역정치와 지방자치

    또 오세훈 시장 저격 나선 김민석 총리… "감사의 정원 법적 문제 살펴볼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종묘, 한강버스 이어 세 번째
    서울시정 문제 삼는 현장 행보
    "국민들이 이해하실지 의문"
    서울시도 유감 표명하면서 반박


    한국일보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감사의 정원 공사현장 방문을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전쟁 참전 22개국에 감사를 표하는 의미로 '감사의 정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시가 한국전쟁 참전국을 기리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조성하고 있는 '감사의 정원'과 관련해 "행정적으로, 절차적으로, 법적으로 살펴볼 바가 없는지 챙겨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종묘 앞 고층 재개발 계획과 한강버스 안전 문제를 점검한 데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세 번째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김 총리는 이날 광화문 광장 내 감사의 정원 공사 현장을 찾아 "이런 문제는 국가 대계 차원에서 멀리 보고 국민들의 뜻을 충분히 반영하고 여쭤보면서 합리적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의 정원은 서울시가 한국전쟁 참전국 22개국에 대해 감사를 표하기 위해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상에는 한국과 참전국을 상징하는 23개의 석재 빛기둥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일명 '받들어총' 조형물을, 지하에는 미디어월을 각각 설치한다.

    김 총리는 공사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국가 상징을 이상하게 만든"이라면서 말을 흐린 뒤 "진짜 이상하네"라고 지적했다. 현장에 둘러본 후에는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이고, 국가의 상징 공간이고, 문화 국가 대한민국의 미래 상징"이라며 "세종대왕과 이순신을 모신 공간에 '받들어총'이란 석재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이해하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조형물의 전제가 외국에서 돌을 받는다는데, 심지어 (외국에서 석재를) 보낸다는 것도 확약이 안 된 상태라고 들었다"면서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참전국을 기리는) 취지는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라고 덧붙였다.

    현장을 함께 찾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역사를 전공한 교수 출신 국회의원 입장에서 경복궁과 광화문 앞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며 "이곳에 감사의 정원을 만든다는 것은 약간 당혹스럽다"고 거들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아래에는 독립운동가, 레지스탕스를 위한 상징적인 영혼의 불꽃이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위한 무명에 헌신한 독립투사가 아니라 외국 군대의 상징이 그 나라 상징 공간에 있는 것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여기에 3·1운동 100주년 기념탑이라든가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정체성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가 최근 연달아 오 시장 저격에 나서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노린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김 총리는 "정치적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 거취에 대한 입장은 이미 여러 차례 분명하게 밝혔다"면서 "해당 사안들은 모두 국가적 입장에서도 당연히 점검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지난 5일 김어준 유튜브에 출연했을 당시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그런 상황은 안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광화문광장은 참전국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전 세계와의 연대를 다지고 방문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하기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반박했다. '받들어총' 조형물에 대한 비판에는 "6·25 전쟁 당시 희생한 우리 국군과 유엔 참전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나타내는 '집총경례'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며 "이를 전쟁의 산물인 것처럼 폄훼하는 것은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적절한 예우가 아니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