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이 지난해 11월28일 연 ‘발전소 해체기술 역량강화·자산화 추진 워크숍’에 시공사인 에이치제이중공업과 발파 전문업체인 코리아카코 등 실무진이 참석해 구조물 발파계획 등을 공유했다. 한국동서발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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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동 붕괴 사고 책임을 두고 한국동서발전과 에이치제이(HJ)중공업 등이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발전소 해체기술 역량을 키우자’며 똘똘 뭉치던 1년 전과는 딴판이다.
17일 동서발전과 에이치제이중공업 등의 말을 들어보면, 동서발전은 지난해 11월28일 ‘발전소 해체기술 역량강화·자산화 추진 워크숍’을 열어 자신들이 발주한 울산화력발전소 4~6호기와 호남화력발전소 1·2호기 해체공사를 논의했다. 시공사인 에이치제이중공업과 발파 전문업체인 코리아카코 등 실무진이 대거 참석해 ‘구조물 발파계획’을 공유하고, 앞으로 함께 발전소 해체 기술을 키우자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사고 이후 이들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동 붕괴사고 4일차인 지난 9일 무너진 5호기(가운데) 양쪽에 4·6호기(왼쪽부터)가 서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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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보일러동은 기둥 등을 잘라내는 취약화 작업 후 폭약을 사용해 넘어뜨리는 발파 전도공법이 적용됐다. 동서발전이 발주한 시방서와 지난해 3월 에이치제이중공업이 작성한 안전관리계획서에도 모두 포함된 내용이다. 에이치제이중공업은 코리아카코의 해체계획을 보고받고 승인하면서도 별도 검증은 하지 않았다. 건축물관리법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감리는 없었다. 현장에 공사감독자 11명과 안전감독자 2명을 배치한 동서발전도 손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에이치제이중공업 쪽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파해체 계획을 기술적으로 검증할 능력이 없다”며 “그런 역할을 할 감리를 두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동서발전”이라고 말했다. 동서발전 쪽은 “발파해체를 포함해 해체공사의 모든 과정은 시공사가 맡은 것”이라며 “그럴 능력이 없었으면 입찰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동서발전은 종합심사낙찰제로 시공능력을 평가해 에이치제이중공업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 6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동 붕괴 사고로 노동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숨진 노동자 7명은 장례 절차를 마치고 모두 영면에 들었다.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한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장합동감식과 압수수색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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