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예정에 없던 브리핑 열고 北에 전격 대화 제안…"남북회담 기대하는 입장에서 발표"
2024년 6월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활동 / 사진=합동참모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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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휴전선)을 두고 남북 간 인식 차이가 있는 만큼 만나서 문제를 풀자는 취지다. 이재명정부 들어 공식적인 남북회담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은 17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우리 군은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해 군사분계선의 기준선 설정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작전수행절차에 따라 경고방송, 경고사격을 통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퇴거토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남북 군사회담 제안 배경에 대해선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과 절차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이 지속되면서 비무장지대 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으며, 자칫 남북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설치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돼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해 남측과 북측이 서로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회담 일정,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완화와 군사적 신뢰회복을 위한 제안에 대해 북측의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남북은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같은해 8월 군사정전위원회의 감독 하에 휴전선 표지판을 설치했다. 그러나 북한군이 1973년 유엔군사령부 측의 표지판 작업에 총격을 가하는 일이 발생하며 현재까지 보수 작업이 중단됐다.
당시 약 500m 이내 간격으로 표지판 약 1200개가 설치됐지만 50여년간 표지판이 유실돼 현재는 200개 남짓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선은 실제 길이만 약 240㎞로, 남북 군사회담에서 직선거리에 표지판을 어느정도 세울지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날 발표의 목적이 대화 제안에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군의 침범 사실에 우리 군이 대응사격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논리는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은 그동안 북한군이 휴전선을 침범할 때마다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의도 등도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202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우리 측과의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화 제안에도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측이 북한에 대화를 매달린다고 보여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를 받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최근 북한이 군사분계선에 내려와서 작업했던 게 수차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들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며 "이게 모멘텀이 돼서 앞으로 남북회담이 잘 이어진다면 그런 걸 기대하는 입장에서 발표했다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
남북 군사회담은 2000년 이후 국방장관 회담 2차례, 장성급 회담 10차례, 실무회담 40차례 등이 열렸다. 하지만 2018년 10월 제10차 남북 장성급 회담 이후로는 군사 당국간 대화가 7년 이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국방부 담화에 대해 "군사분계선에 대한 남북 간 인식의 차이로 우발적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와 관련해 무엇보다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사고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우리 회담 제안에 북한 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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