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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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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 규제 선두 EU, 19일 규제 완화 정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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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도한 규제가 미국, 중국보다 뒤처지게 만든다"

    프라이버시 규제 완화, AI 사용 제한법 시행 늦춰

    뉴시스

    [브뤼셀=AP/뉴시스]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앞에 EU기가 휘날리고 있다. 빅테크 규제의 선두 주자인 EU가 디지털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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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10년 이상 빅테크들을 강력히 규제해온 유럽연합(EU)이 19일(현지시각) 규제를 크게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EU 지도자들이 과도한 규제로 미국과 중국에 비해 유럽의 기술 기업들이 뒤처지게 만들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19일 발표할 ‘디지털 단순화 패키지’에 이런 우려가 담길 예정이다.

    지난 몇 주간 회람된 초안에 따르면,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정의 핵심 요소를 재작성하고 인공지능(AI) 사용을 제한하는 법의 일부분도 시행이 늦춰질 전망이다.

    유럽은 빅테크의 가장 강력한 글로벌 감시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EU 당국은 아마존, 애플, 구글, 메타에 대해 반독점 위반, 데이터 남용, 불법 콘텐츠의 무분별한 확산 등을 이유로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비즈니스 관행을 바꾸도록 강제해 왔다.

    또 거대 기술 기업들이 경쟁자를 몰아내지 못하도록 하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허위정보와 유해 콘텐츠에 대응하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갈수록 규제를 완화해온 미국과 대조적인 EU의 이 같은 움직임이 남미와 아시아 각국이 기술기업들을 규제하는 모델 역할을 해왔다.

    이에 대해 핀란드 출신 유럽의회 의원 아우라 살라는 “규제가 EU의 최고 수출품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메타의 로비스트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제품 개발을 늦추고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단순화 패키지는 올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추진하는 더 넓은 규제 완화의 일부다.

    지난 10년간 기술 규제를 이끌었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전 EU 공정위원장과 같은 인사들이 퇴진하면서 규제 완화 검토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유럽의 정책 변화가 어디까지 갈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치열한 로비 대상이 된 제안들은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다.

    그러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EU에서 커지고 있다.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한다는 미 정부의 비판도 긴박함을 더했다.

    변화의 많은 부분은 유럽 내 인공지능 개발을 장려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컨대 기업들이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을 위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더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U는 또 최소 2027년까지 인공지능법의 주요 조항 시행을 늦추려 한다.

    EU는 미국 기술 기업들과 에어버스, ASML,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유럽 기업들로부터 법 시행 속도를 늦추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개인 데이터’ 개념을 재정의함으로써 기업들이 사용자들에 관한 정보를 판매하기 쉽게 만드는 프라이버시 보호 완화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변화를 환영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데이터 추적을 허락할지 묻는 팝업 창의 사용을 줄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각 사이트마다 질문을 받을 필요 없이 브라우저에서 한 번만 프라이버시 설정을 지정하면 되도록 바뀔 전망이다.

    유럽 당국자들은 규제 완화가 대대적이지 않으며 기업과 소비자를 돕기 위해 규정을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규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가 기술 산업에 대한 방어막을 약화시키는 조치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브뤼셀의 디지털 정책 컨설팅 회사 공동 설립자 마티아스 버뮬렌은 “10년 넘게 기술 중심 규제를 자랑해온 대륙이 거의 완전하게 유턴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규제가 유럽의 경제 침체의 원흉으로 지목된 것이라며 규제 축소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당사자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탈리아 출신 유럽의회 의원 브란도 베니페이는 “유럽이 혁신과 규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책임을 약화시키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단견이며 민주적으로도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수요일 발표될 변화는 주목할 만하며 다른 나라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U는 규제 완화를 통해 디지털 경제에서 유럽의 위치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EU는 지금까지 스타트업 투자에서 뒤처져 있으며, 스포티파이,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기업 SAP,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 같은 몇몇 기업만이 눈에 띈다. 오픈AI 같은 가장 주목받는 인공지능 기업들은 미국이나 중국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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