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2 (금)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중국서 ‘귀멸의 칼날’ 관객 뚝, ‘짱구’는 개봉 무기한 연기···중·일 관계 악화에 된서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행·유학 자제령 영향력 현실화

    일본 대중문화도 사실상 ‘한일령’

    경향신문

    12월 한국 개봉 예정인 <짱구는 못말려 :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 포스터. 중국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 여파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등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개봉을 무기한 보류하면서 사실상 ‘한일령(限日令)’ 제재에 착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과 관련해 중국의 보복 표적이 문화 콘텐츠 부문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중앙TV(CCTV)는 18일 <짱구는 못말려 :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등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배급사는 CCTV에 “수입 일본 영화의 흥행 성적과 중국 관객의 반응을 바탕으로 내린 신중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CCTV는 중국 극장가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던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개봉 나흘 차 박스오피스 수입도 2000만위안(약 41억원)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귀멸의 칼날>은 중국 본토 개봉 첫날인 지난 14일 예매율 1위를 기록한 뒤 16일까지 사흘간 누적 박스오피스 수익 3억8000위안(약 782억원)을 기록했다.

    CCTV는 관객 수 급락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발언” 때문이라며 “일본의 도발적 발언은 필연적으로 중국 관람객의 일본 영화 감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혀 자위대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GT)는 이날 사설 격인 ‘GT 목소리’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내놓은 과격한 발언은 이미 취약한 일본 경제에 불필요한 위험을 더하는 행위”라면서 “경제적 운신 폭이 좁아질수록 일본의 회복 여정은 한층 더 험난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재정 압박, 물가상승, 취약한 국내 수요, 외부 관세 충격 등 여러 어려움이 중첩된 상황에서 일본 경제에는 시행착오를 허용할 여지가 거의 없다”면서 “일본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경솔한 행동을 계속하거나 추가적인 지정학적 위험을 불러온다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경기 하방 압력은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14일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리면서 일본 경제를 겨냥한 보복을 개시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74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 1~9월 일본에서 쓴 돈은 1조6443억엔(약 15조5000억원)에 이른다. 연말연시 여행 시즌에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다면 일본 관광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 자제령 여파로 지방정부 간 교류행사도 취소되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쉬저우시는 지난 15일 우호 도시인 일본 아이치현 한다시에 애초 18일이었던 방문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알렸다. 이시카와현 노노이치시도 전날 예정됐던 중국선전초등학교 교육우호방문단의 일본 방문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일본은 중국 내 반일감정이 고조될 것을 우려해 중국 체류 일본인들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지난 17일 홈페이지 등에 올린 ‘최근 일·중 관계를 둘러싼 현지 보도 등에 입각한 안전대책’이라는 글에서 “외출 시에는 수상한 사람의 접근 등에 주의하고 여러 명이 함께 행동하는 등 안전 확보에 힘써달라”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