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발 한파 맞은 비트코인
심리적 지지선 9만달러도 붕괴
고점대비 30%↓…‘검은 11월’
위험자산 동반 투매 공포 확산
심리적 지지선 9만달러도 붕괴
고점대비 30%↓…‘검은 11월’
위험자산 동반 투매 공포 확산
18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1억3천7백만원대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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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210일 만에 9만 달러 선 아래로 추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시장 유동성이 경색되자, 엔비디아 등 기술주와 함께 ‘위험 자산’으로 묶인 비트코인도 직격탄을 맞았다.
18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기준 8만99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한때 8만9700달러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4월 22일 이후 약 7개월(210일) 만에 처음이다.
불과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199달러를 기록하며 환호했던 시장은 43일 만에 ‘검은 11월’을 맞았다. 고점 대비 최대 하락 폭은 28.9%에 달한다. 이더리움,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5~10%대 급락하며 시장 전반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번 급락은 복합적인 악재가 터져 나온 결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원인은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다. 시장은 당초 12월 연준의 세 번째 금리 인하를 기대했으나, 여전히 2% 목표치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에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이 급격히 식었다. 외신들은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위험 자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씨티그룹 등 투자은행(IB)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의 양적 긴축(QT)과 재무부 일반계정(TGA) 잔고 증가로 미국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이러한 유동성 변화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증시의 AI 기술주 급락세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1.8%), 슈퍼마이크로컴퓨터(-6.4%) 등 AI 랠리를 주도했던 ‘고공행진 스타’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관련주도 동반 추락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7.1% 폭락했고, 로빈후드도 5.3% 하락했다. 이는 시장이 비트코인을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닌 ‘고위험 기술주’와 유사한 자산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내부적으로도 악재가 쌓였다. 지난달 최고가 랠리 이후 연말을 앞두고 장기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시장을 지탱하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ETF)로의 신규 자금 유입세마저 눈에 띄게 둔화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9만 달러는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이었으나, 거시 경제 불안과 기술주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맥없이 무너졌다”며 “당분간 시장은 연준의 다음 신호를 기다리며 취약한 유동성 속에서 변동성 높은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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