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일)

    이슈 교권 추락

    "빈말, 거짓말입니다" 교사 조롱한 AI 홍보영상 논란…교원단체들 반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홍보영상 무리한 설정…교원단체들 "교사 전문성 희화화하고 AI 부속품처럼 취급"

    머니투데이

    문제가 된 경기도교육청 하이러닝 홍보영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공개했다 삭제한 '하이러닝' 홍보영상이 교사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상 속 AI가 교사의 말과 행동을 평가하며 '거짓말', '빈말'이라고 지적하는 장면이 담기면서 교권 침해 논란이 거세다.

    경기미래교육자치포럼 등 교원단체들은 18일 성명을 내고 "교사를 무능하고 거짓말하는 인물로 비하한 심각한 교육적 퇴행"이라며 교육감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수업 중 한 학생이 "화자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게 왜 틀리냐"고 묻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교사는 답변하지 않고, 옆에 있는 AI가 대신 "논리적 연결이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이후 교사는 "AI가 채점을 도와준 것이니 너희들 이의 제기할 필요 없다"고 말하며 학생들의 반론을 차단한다.

    수업이 끝난 뒤 교사가 "앞으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학생들을 격려하자, AI는 "빈말입니다. 동공이 흔들리고 음성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라고 평가한다.

    또한 교사가 쉬는 시간 회의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AI는 "거짓말입니다. 평소 이 시간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으로 예상 소요 시간 20분입니다"라며 교사의 말을 조롱한다.

    교원단체들은 이 같은 설정이 교사의 전문성과 권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미래교육자치포럼은 "교사의 전문성을 희화화하고, 공교육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홍보물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철학 부재와 기술 중심 행정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도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묘사하고 교사와 교육 본질을 왜곡, 경시하는 태도를 영상에 담았다"고 유감을 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사전예고 없이 영상을 삭제한 행태도 책임 회피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교원단체들은 온라인에서 영상 출연 교사를 향한 비난이 번지고 있는 만큼 "AI 정책은 '교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사를 돕는 기술'이라는 명확한 철학 아래 추진돼야 하며, 각종 정책·홍보물 기획 단계마다 교사의 참여와 검증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권현수 기자 khs@mt.co.kr 경기=이민호 기자 leegija@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