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로 거동이 어려운 아내를 수개월 방치해 전신 오염과 피부 괴사 상태로 방치한 현직 부사관이 중유기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피해자는 이송 중 심정지까지 겪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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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내를 수개월 동안 방치해 전신 오염과 피부 괴사 상태에 이르게 한 현직 육군 부사관이 긴급 체포됐다. 아내는 발견 당시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였다.
● 전신 오염·피부 괴사로 발견…이송 중 심정지까지
18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18분경 파주시 광탄면에서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는 남편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30대 아내 A 씨는 전신이 오물로 더러워진 채 이불을 덮고 있었고, 하지 부위에는 감염과 욕창으로 인한 피부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다.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A 씨는 한 차례 심정지 증상까지 보였다. 현재는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의료진은 방임이 의심된다며 남편 B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중유기 혐의를 적용해 B 씨를 긴급체포했다. 중유기는 ‘보호 의무가 있는 사람이 병약자 등을 유기한 경우’ 성립하는 범죄다.
● “공황장애·우울증으로 거동 불편”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8월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거동이 어려운 상태였으며, 이로 인해 온몸에 욕창이 생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B 씨는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3개월 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 씨가 군인 신분이라는 점을 고려해 사건을 군사경찰로 이첩했다.
형법(제271조)상 나이가 많거나 어림, 질병 그 밖의 사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자가 유기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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