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보좌관 보고 문자’ 사진 찍혀
서영교 “쿠팡 임원, 변협이사 맡아
수사대상 아닌 변협 관계자로 만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도중에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국회 법사위원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김정욱 변협회장, 쿠팡 상무 이모씨 등과 오찬 회동을 한다는 보고 내용이 담겨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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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상설특검을 임명한 다음 날인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김정욱 대한변협회장, 쿠팡 상무이자 대한변협 간부인 A씨와 오찬 회동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협회장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위원이고, 쿠팡은 수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서 의원 측은 “법사위 직능 단체인 변협과 오래전에 잡힌 일정”이라며 “쿠팡 임원이 아니라 변협 관계자를 만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보좌관 출신이자 변호사인 A씨는 변협 정무이사를 맡고 있으며 최근 쿠팡에 사표를 냈지만 수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과 김 협회장, A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 식당에서 식사했다. 이날 점심 식사는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 사실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 도중 보좌진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받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알려졌다. 보좌진이 김 원내대표에게 보여준 휴대폰 속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상설특검 추천 기관 중 한 곳인 대한변협과 법사위 중진 의원이 수사 대상인 쿠팡과 오찬” “부적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날 오찬은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및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상설특검이 출범한 다음 날 이뤄졌다. 상설특검을 추진해온 여당 법사위원과 특검 후보 추천위원인 변협회장, 특검 수사 대상인 쿠팡 임원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상설특검은 올해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수사한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당시 엄희준 부천지청장이 수사팀에 압력을 넣어 불기소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수사한다.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문지석 부장검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외압을 폭로해 사건이 공론화됐다.
변협회장은 국회의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김 협회장은 이번 상설특검 후보 추천에 직접 관여했다.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안권섭·박경춘 변호사를 특검 후보자로 추천했고,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안 변호사를 특검에 임명했다.
민주당 보좌관 출신인 A씨는 지난달 쿠팡으로 이직해 사회 공헌 업무를 담당하다가 특검 수사 대상인 쿠팡이 자신을 통해 특검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해 충돌 우려가 제기되자 2주 전 퇴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영교 의원실은 “변협회장, 변협 관계자와 오찬한 것이고, 쿠팡 상무와 오찬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변협 관계자도 “A씨는 변협 정무이사 자격으로 오찬에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A씨는 “11월 초 쿠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아 현재 퇴사 처리가 모두 완료되었다”면서 “쿠팡에서 상무 명함을 판 적도 없고 임원으로 근무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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