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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드론 눈을 피해 부상병을 구하라…우크라 구조 로봇의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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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TV

    우크라이나 구조 로못 '몰' [오보론카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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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이 드론으로 우크라이나군을 포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15분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날카로운 러시아 드론의 눈을 피해 우크라이나군의 '구조 특화' 로봇 몰(Maul)이 부상병들을 구해낸 일화를 방산 전문 언론 오보론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오보론카에 따르면, '몰'에게 주어진 이번 임무는 러시아 진지 근처에 고립된 우크라이나 병사 2명을 구조하는 일이었습니다.

    몰은 부상병 구조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특수 제작한 로봇입니다.

    시중 로봇이 모두 기준에 미치지 못해, 대대 기술자들이 직접 우크라이나 최초 의료 전문 비상대피로봇을 개발한 겁니다.

    로봇을 담당하는 이를 활용해 제1의무대대는 얼마 전 33일간 지혈대만 감은 채 고립된 부상병을 구출하는 데 성공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명을 연속으로 구조해야 하기에 훨씬 어려운 임무였다고 오보론카는 평가했습니다.

    이들은 지뢰, 철조망, 매복 드론 등을 피해 20㎞의 후송 경로를 짜야했습니다.

    대대장 아산 차루코프는 "러시아군은 결국 로봇을 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임무는 가능한 늦게 발견돼, 파괴할 시간을 벌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몰은 파편을 견딜 수 있는 강철 장갑 캡슐과 지뢰를 밟아도 계속 굴러갈 수 있는 미니 트랙터 바퀴, 내연 기관, 통신 시스템, 내부 온열 장치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캡슐 내부에는 "전우여, 조금만 버텨라. 우리가 당신을 데리고 나갈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며, 부상병과 함께 무전기가 실리게 됩니다.

    병사가 패닉을 일으켜 기어나오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이번 작전에서 몰의 임무 수행 시간은 3시간 정도로 계획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드론이 로봇을 포착하는 데 10~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위험천만한 작전이었습니다.

    민간에서 자동차 수리를 하던 조종사 바딤이 조종간을 잡으면서 본격 임무가 시작됐습니다.

    몰은 드론의 방향 안내를 받으며 부상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러시아 정찰 드론이 몰의 바로 위를 지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러시아군의 추가 움직임은 없었고, 몰은 무사히 부상병에게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첫 번째 부상병이 무사히 구조된 이후 러시아 드론 활동이 급증한 것입니다.

    대대 내부에서도 구조 작전을 지속할지 여부를 두고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끌면 지뢰와 매복 드론이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과, "내일은 구조할 사람이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따라 다음 부상병 구조를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작전실 쓰레기통은 빈 에너지 드링크 캔으로 가득 찼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지친 조종사 바딤을 대신해, 안틴이 조종하는 몰이 부상병을 향해 시속 32㎞로 내달렸습니다.

    무사히 두 번째 부상병에게 도착해 병사들이 부상병을 캡슐에 태우려는 순간, 러시아 드론 하나가 로봇 바로 위에서 폭발했습니다.

    몰이 폭발 충격을 견디긴 했지만, 드론에게 또 따라잡히지 않도록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빠른 속도로 가면 로봇이 뒤집혀 부상병이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계획을 잇따라 실시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 다시 한 번 언쟁이 벌어졌으나, 대대장의 의견은 확고했습니다.

    조종사 안틴은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몰을 몰았고, 몰은 대체로 시속 20~30㎞로 달리다 순간 시속 40㎞ 신기록을 찍기도 했습니다.

    몰은 드론에게 포착되지 않도록 복잡한 경로를 거쳐 퇴각했고, 결국 임무가 무사히 완수된 후 지휘소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구출된 두 병사는 치료를 받고 살아 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TV

    우크라이나 군인이 최전선 도시인 콘스탄티놉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기사내용과 직접 무관 [AP=우크라이나 24기계화여단/연합뉴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4년 가까이 이어지며 천문학적인 손실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피해 자료를 수집하는 프로젝트 UA로시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까지 16만여 명의 우크라이나 병사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BBC 러시아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사망자 수를 22만 6천여 명~32만 7천여 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러시아 #전쟁 #우크라이나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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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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