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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9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간담회 캡처 |
셀트리온이 국내외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국내외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동시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단 전략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고수익 신제품 공급을 확대하며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 회장은 19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 셀트리온그룹의 성장 전략 등을 공유했다. 서 회장은 이 간담회에서 △일라이 릴리 미국 공장 증설 및 활용 계획 △국내 신규 생산시설 투자 계획 △2038년까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41종 확보 △비만 치료제 등 신약 개발 역량 강화 등 미래 성장 비전과 방향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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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장 인수 즉시 증설 추진…관세 리스크 근본적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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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우선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함으로써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 리스크(위험)를 완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공장을 필두로 글로벌 의약품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먼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소재 일라이 릴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완료 즉시 생산능력(캐파) 확장을 추진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무엇보다 미국 공장 인수를 통해 관세 협상 타결 뒤에도 남아있는 품목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추가와 일라이 릴리의 위탁생산(CMO) 물량 동시 생산을 고려하면 빠른 증설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지금 생산능력으로 미국에 판매할 셀트리온 제품 생산이 가능하지만, 적극적인 시장 공략 차원에서 공장 증설을 결정한 셈이다.
셀트리온은 우선 1차 증설로 3년에 걸쳐 1만1000리터(L) 배양기 3기를 추가한다. 이어 미국 내 제품 수요 상황을 고려해 2차로 1만1000리터 배양기 3기를 추가해 합계 6만6000리터 증설을 총 5년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약 7000억원을 투입할 공장 인수 및 운영 비용과 별개 투자다. 셀트리온은 두 번에 걸친 증설에 총 70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두 합해 총 1조4000억원의 시설투자금을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 및 생산 능력 강화에 투입한다. 이 같은 증설을 위한 예비 설계엔 이미 착수했다. 공장 인수 즉시 증설 착공에 들어갈 수 있게 연말까지 설계 및 각종 허가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국내 신규 생산설비 추가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인천 송도 캠퍼스 안에 건설 중인 액상 완제의약품(DP) 공장에 더해 △신규 원료의약품(DS) 공장(인천 송도) △신규 완제의약품(DP) 공장(충남 예산) △신규 PFS(Pre-Filled Syringes, 사전 충전형 주사기) 생산공장(충북 오창)을 건설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 같은 국내 생산설비 증설에 약 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투자 균형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하겠단 목표다. 새로 확보하는 국내와 미국 공장은 국가별 상황과 수출 목적에 맞춰 적시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국 생산시설에서 현지 물량 공급을 소화하고 다른 지역에 공급하는 물량은 주로 국내 공장이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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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2~3개 신제품 출시해 41개 바이오시밀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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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주력 성장 동력인 바이오시밀러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허가를 확보한 11개 제품을 포함해 2038년까지 총 41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겠단 목표다.
셀트리온은 먼저 2030년까지 7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를 추가 출시해 총 18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확보할 예정이다. 목표 제품은 △키트루다(흑색종) △코센틱스(건선) △오크레부스(다발성경화증) △다잘렉스(다발성골수종)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 의약품이다. 현재 상업화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38년까지 연평균 2~3개의 신규 제품을 출시해 총 41개의 제품으로 진영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경쟁력을 갖춘 자가면역질환과 항암제 영역에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토피 피부염과 혈우병, 천식, 발작, 면역항암 등 새로운 영역의 치료제로 제품군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글로벌 시장 확대와 영향력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또 제품 파이프라인 확대와 별개로 이미 출시한 제품의 신규 제형 변경 등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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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ADC-다중항체 신약 연구…차세대 비만치료제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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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올 연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항체-약물접합체(ADC) 및 다중항체 신약의 경우 내년 임상 단계에 돌입하는 4종을 포함해 총 10종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이어 2027년 임상 단계 물질 10종 이상을 포함해 총 20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단 목표다.
셀트리온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5종도 보유했다. FcRn(태아 Fc 수용체) 타깃 단백질 물질을 비롯해 삼중항체 플랫폼, ADC 플랫폼, 공간전사체 플랫폼 등이다. 셀트리온은 기술도입(라이선스-인)으로 확보한 플랫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성 및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현재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포함한 2중-3중 작용제보다 뛰어난 4중 타깃이 동시에 작용하는 모델(CT-G32)이다.
셀트리온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CT-G32'는 이전 세대 치료제의 큰 단점으로 지목되는 △개인 편차에 따른 치료 효과 △근손실 부작용 등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지방분해 촉진 효과와 체중 감소율도 최대 25% 수준으로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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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분기부터 차원이 다른 실적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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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직전 3분기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한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자신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4분기에 지난 3분기 대비 최소 30% 이상 증가한 매출액, 30%대 중반의 매출원가율, 40% 안팎 수준의 압도적인 영업이익률 등 주요 실적 지표에서 모두 압도적인 성장세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합병에 따른 일시적 비용 부담 요인이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종료된 데다 기존 주력 제품들의 글로벌 판매가 안정적인 가운데 새로 출시한 고수익 신규 제품들의 가파른 성장세가 더해진 영향이다.
실제 지난 3분기 미국과 유럽에 각각 신규 출시한 '스토보클로-오센벨트'(성분명: 데노수맙), '옴리클로'(성분명: 오말리주맙)가 초반부터 현지에서 호평받으며 가파른 처방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말엔 '아이덴젤트'(성분명: 애플리버셉트)와 '스토보클로-오센벨트'를 유럽 시장에 신규 출시하며 매출 성장을 거들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제약 시장에서 고수익 신규 제품들이 큰 호평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이전과 차원이 다른 실적 성장을 매분기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실적 성장을 발판으로 셀트리온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신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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