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월)

    가뭄철 농업용수 끌어다 잔디에 물 준 골프장, 벌금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농업기반시설에 펌프·관로 무단설치…임직원도 벌금형

    뉴시스

    [광주=뉴시스] 광주지방법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가뭄철에 농업용수를 무단으로 끌어다 필드 잔디에 물을 준 골프장 운영법인과 임직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김소연 부장판사는 농어촌정비법 위반·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된 골프장 운영법인의 부사장 A(65)씨와 토목부장 B(51)씨에게 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골프장 운영법인에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B씨는 지난해 7월부터 8월 사이 전남의 한 농업생산 기반시설(3급)인 관정(우물)의 수중 펌프를 군청 허가 없이 교체하고 골프장까지 관로를 무단 설치해 농업용수 6000t을 끌어다 쓴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 과정에서 관정 보호를 위해 설치된 공용시설물인 '장옥'도 무단 철거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우물은 군청 소유로 퍼올린 지하수는 '농업용'으로서 오는 2026년 12월까지 지하수 개발 이용 허가가 나 있었다.

    주변에도 관정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지만, 대담하게도 이들은 골프장 잔디에 물을 주고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군청이 원상회복을 명했으나 거듭 이행하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복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들은 최후 진술에서도 '우리가 돈을 들여 정리를 다 했으니 우리가 권리를 행사해야 되지 않느냐', '골프장에서는 물이 부족해 필요한 관정임을 헤아려 달라'는 취지로 강변했다.

    재판장은 "가뭄 위기가 심각하게 닥쳐오는 광주·전남 지역과 인근 농촌의 현실을 무시한 채 골프장 잔디 관리에 엄청난 물을 끌어다 쓰고자 범행을 저질러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피고인 측 최후 진술을 듣고 있자면 유·무죄 판단을 떠나 일말의 인간적 양심조차 잃어버린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끌어다 쓴 물의 양이 상당한 점, 끝내 원상회복 의지를 보인 바 없는 점 등을 고려하고 골프장이 누리는 이득에 비해 약식 명령의 벌금액은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보인다. 양벌 규정에 따라 처벌 받는 운영법인에 한해 벌금액을 증액해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