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은 대부분 성장…AI 전환 속도 따라 실적 온도차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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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시장 주요 플레이어들이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발표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오피스·업무관리 등 백오피스 영역을 대표하는 기업들 실적을 함께 살펴보면 외형은 전반적으로 성장했지만 수익성 흐름은 인공지능(AI) 전환 전략의 속도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AI 투자 강도와 클라우드 구조 전환, 반복매출 비중 등이 기업별 실적 차이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3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71억원으로 약 7% 늘어나며 안정적인 개선 흐름을 보였다. 다만 올해 실적에서 AI 전환이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작동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회사는 3분기 보고서에서 연결 기준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AI 리브랜딩과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힌 만큼 AI 사업은 여전히 투자 단계라는 분석이다.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 중 가장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191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16억원으로 39% 늘어 외형 성장률을 크게 상회했다. AI 기반 아마란스10 확산과 ERP 운영 자동화가 비용구조 개선으로 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AI 기능 내재화가 수익성에 직접 기여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단 더존비즈온은 최근 사모펀드 EQT와의 매각 절차를 공식화하며 지배구조 변화 국면에 들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경영권 변동이 클라우드 ERP 확대와 AI 기반 사업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폴라리스오피스 3분기 누적 매출은 239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8% 늘었고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11% 증가했다. 협업 중심 기업간거래(B2B) 제품군 성과가 뚜렷해지면서 최근 분기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성장 흐름은 기존 협업·B2B 제품군 확대가 주된 동력으로, AI 기능이 실적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린 구간과는 거리가 있다. 매출 증가율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완만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AI 기능이 제품 전략 비중을 키우고 있지만 매출 구조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기여도는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단계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중견 ERP 기업 중 가장 강한 성장 흐름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62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3% 증가,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49% 늘었다. 공공·제조 ERP 교체 수요가 회복되고 클라우드 ERP 전환도 확대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됐다. 대규모 AI 투자보다는 기존 주력 시장의 안정적 수요에 기반한 성장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금융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전환을 선포한 웹케시 3분기 누적 매출은 55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약 104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복매출 기반이 안정성을 제공했지만 AI 사업 전환이 단기 수익성 개선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회사는 올해 금융 데이터 기반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했지만 실적 반영은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ERP·오피스 SW 시장 흐름을 종합하면 매출은 대부분 성장했으나 이익률은 AI 도입 전략의 속도와 성격에 따라 크게 갈렸다. AI 기능을 제품 내부에 내재화한 기업은 비용 절감과 고부가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된 반면 AI·클라우드 투자비 부담이 선행된 기업은 실적 기여까지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AI 전환 성과가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기업 간 격차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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