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해에도 최선 다한 직원들에 감사"
"민주, 패소했다면 제 재산 몰수하려 했을 것"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가 2022년 8월 31일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론스타 ISDS 사건 판정과 관련해 정부의 입장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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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의 투자 분쟁을 주도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우리 정부의 최종 승소를 반기면서도 "이번에 아낀 혈세를 그대로 가져다 넣어도 대장동 일당이 가져간 7,000억 원에 3,000억 원이 모자라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직원들의 노력을 치하하는 동시에 최근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로 인한 국가적 손실이 막대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정부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승소한 일에 소회를 밝혔다. 2022년 8월 재판소 격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일부 승소 판정에 불복, 정부가 이듬해 7월 마지막 구제 절차인 판정 취소 신청을 제기할 당시 주무장관으로 업무를 총괄했던 한 전 대표는 "10년 가까이 여러 가지 직무로 관여해 온 일이라서 다행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여러 직무로 관여했다'고 한 건, 검사 시절이던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 일원으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을 수사한 일도 포함한 걸로 보인다.
특히 한 전 대표는 "법무부 공직자들이 민주당의 무지막지한 비아냥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계속 최선을 다해 준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여당을 겨냥했다. 여권이 이번 승소를 현 정부의 성과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취소 소송 당시 민주당은 '이자 비용이 많고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반대했다는 점을 환기시킨 것. 한 전 대표는 "항소소송의 마지막 변론은 2025년 1월 21~23일로, 이 정부가 아니었다"며 "(당시에 민주당이) 가만히만 있었다면 그냥 약 팔라고 하겠다. 그런데 자기들은 이거 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결과가 패소였다면) 이거 봐라, 모두 다 한동훈 책임이다, 한동훈 재산 압류해서 그 돈 뺏어라,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도 공세를 이어나갔다. 한 전 대표는 "오늘은 4,000억 원의 혈세를 아낀 대한민국의 쾌거를 얘기하고 있지만, 이 4,000억 원을 그대로 갖다 넣어도 대장동 일당이 가져간 7,000억 원에 3,000억 원이 모자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는 대단히 이례적이고 제 여러 경험으로 봐도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짓"이라며 "(민주당 법무부 장관 출신이 토론에 응한다면) 저는 민주당사에 가서도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했다가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팔아 4조 원대 차익을 남긴 론스타는 매각 직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46억7,95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ICSID가 2022년 한국 정부는 론스타에 청구 금액의 4.6%인 2억1,65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하자 법무부는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ICSID 산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는 전날 한국 정부의 최종 승소를 결정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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