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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UAE와 우주수송 협력… 누리호 이후 일감 끊긴 국내 생태계 활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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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탐사선 성공한 노하우 공유 예상
    양국 스타트업 우주데이터센터 MOU
    위성·발사장·기지국 등 기업들에 기회


    한국일보

    12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총조립동에서 27일 4차 발사를 앞두고 있는 누리호의 3단부 페어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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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체결한 양해각서(MOU)엔 달·화성 탐사 경험과 기술 공유를 포함한 우주 분야 양국 협력의 세부 내용이 담겼다. UAE와의 협력이 누리호 이후 일감 부족에 따른 생태계 위축 우려가 제기되는 국내 우주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정상회담 약속을 계기로 UAE 우주청과의 기존 MOU에 △달·화성 탐사 경험과 기술 공유 △위성 공동 개발과 활용 △위성항법 지상국 구축 △발사장 인프라 구축 등에서 양국이 서로 협력하는 내용을 추가해 개정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체결한 MOU는 인공위성 연구·개발·활용에 국한됐지만, 협력 범위가 우주수송 분야까지 확장된 것이다.

    MOU 개정에 따라 양국은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2022년)와 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2020년)의 개발·운영 경험과 기술을 공유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2045년 화성 착륙을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번 협력이 기술 완성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국일보

    국내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김수종(오른쪽) 대표가 19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두바이 에어쇼에서 UAE 스타트업 '마다리 스페이스'와 UAE 우주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 및 사업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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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양국 정부는 민간기업 간 위성 공동 개발 지원에도 합의했다. 양국 기업들의 교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침 오는 23일 첫 상업발사를 앞두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19일 UAE 두바이 에어쇼에서 UAE 스타트업 '마다리 스페이스'와 UAE 우주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양국 민간 협력에 초석을 놓았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협력은 양국 간 새로운 우주기술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양국은 △위성 사진 상호 공유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에 필요한 지상 감시국 중 하나를 UAE에 구축 △국내 기업의 UAE 내 발사장 구축 추진 지원 △향후 누리호에 UAE 위성 탑재 방안 협의에도 뜻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우주공공팀장은 "위성, 발사장, 기지국 등 다양한 분야의 우주 기업들이 이번 MOU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을 지낸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는 "UAE는 달보다 훨씬 어려운 화성 탐사를 2억 달러(당시 환율 2,214억 원)로 성공해 냈는데, 이는 한국의 달 탐사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국내 민간기업들이 UAE의 뛰어난 경제성을 배울 수 있다면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개발) 시대로의 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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