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활용 사업 주민공청회서 반대 의견
5·18 교육관에서 열린 옛 적십자병원 활용사업 공청회 |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에 트라우마 치유 센터를 짓겠다는 광주시의 계획이 5·18과 동떨어져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광주시는 19일 광주 서구 5·18 교육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옛 광주 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 사업 공청회'를 열었다.
광주시가 5·18 단체, 시민단체, 건축가 등으로 구성한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옛 적십자병원 활용 계획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공청회에 참여한 한 주민은 핵심 시설 중 하나인 트라우마센터 건립과 관련해 "45년 전 일어난 5·18의 주역들은 대부분 고령이 됐다"며 "트라우마 센터를 지어서 누구를 치료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계획에는 창업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창업과 5·18이 무슨 연관이 있느냐"며 "세금을 축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도 "이미 국립트라우마 치유센터가 운영 중인 만큼 또 다른 트라우마 센터는 만큼 활용도가 낮다"며 "헌혈을 통해 나눔과 봉사 정신이 실현된 적십자병원에 걸맞은 사업 계획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 불로동과 남구 양림동을 이어 접근성이 뛰어난 적십자병원의 부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신을 건축가라고 소개한 주민은 "적십자병원은 광주천변과 맞닿아 있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5·18 민주광장과 가까워 이곳과 연계할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며 "광주시가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를 표방하는 것처럼 걷고 싶은 길을 만들어도 좋다"고 제안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에 "적십자병원의 지리적 위치를 활용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아직 기획 단계여서 사업 계획이 구체화한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5·18 사적지 11호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은 1980년 5월 당시 부상자를 치료하거나 시민들이 헌혈했던 역사적 공간이다.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탈바꿈하려 했으나 재단 비리 등으로 사업 논의가 중단됐고, 2014년부터 폐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광주시는 원형 보존을 최우선 원칙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한 뒤 트라우마 치유 실증센터·헌혈센터·병원 역사를 기록하는 디지털역사관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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