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생산이 가능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 3개국이 17∼21일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어쇼에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17~21일 두바이에서 개최된 에어쇼 전시장에 전시된 중국 전투기 J-10(왼쪽)과 J-35 모형. SCMP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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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년으로 열리는 두바이 에어쇼는 미국 등 서방과 중국·러시아 등의 항공·방산 업체 1500여개 이상이 참가하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 에어쇼다. 특히 올해에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에 관심이 쏠렸다.
SCMP는 “미국의 F-35와 러시아의 Su-57이 같은 행사장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F-35가 고속으로 중력을 거스르는 일련의 회전과 고난도 기동력을 선보이고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자 Su-57이 각종 곡예비행과 초음속 순항 능력을 보여줬다”고 관람평을 전했다.
이 신문은 J-35도 두바이 에어쇼 전시장의 중국항공기술수출입공사(CATIC) 부스에 전시됐다고 소개했다.
선양항공공사(SAC)가 개발한 J-35는 J-20에 이은 중국의 두 번째 스텔스 전투기로, 푸젠함은 물론 산둥함과 랴오닝함 등 항모 탑재용으로 개발됐다.
J-35는 2012년 시험 비행을 거쳐 2024년 11월 중국 남부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제15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된 데 이어, 지난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서 공중 편대의 일원으로 상공을 비행했다. 항모 갑판에서 함재기를 급가속해 곧장 쏘아 올리는 전자기식 캐터펄트 방식으로 이륙할 수 있다.
SCMP는 “미국·중국·러시아가 모두 두바이 에어쇼에 스텔스 전투기를 참가시킨것은 중동시장을 둘러싼 3국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5세대 전투기는 네트워킹 기능을 통해 향상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기존의 전투기와는 달리 스텔스 기능 이외에 초고속 순항 능력은 물론 첨단 센서 융합 기반의 탁월한 기동력과 전투력을 자랑한다.
이 신문은 이번 두바이 에어쇼 기간인 지난 19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백악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F-35를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한다고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주로 동맹국에만 F-35를 판매한다. 현재 전 세계 12개국이 F-35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이런 상황이 러시아 Su-57과 중국의 J-35의 중동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두바이 에어쇼를 통해 중국의 항공 관련 무기 시스템이 러시아보다 훨씬 경쟁력을 갖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미국 무기를 구매할 수 없는 국가들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티모시 히스는 “러시아 Su-57은 이란을 겨냥하고 있으며 중국 J-35도 중동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기술과 품질은 러시아와 동등하거나 그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리제로테 오드가드는 “중국 J-35는 미국 F-35를 구매할 여력이 없거나 미국으로부터 구매 거절을 받을 수 있는 국가들에 바람직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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