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동선 추적·위성사진 분석 "8월 광둥성서 민간선박 12척 훈련"
전문가들 "여러 곳에서 상륙 위한 작전 능력·인프라 개발 시사"
중국 - 대만 (PG) |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이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두고 민간 화물선과 페리로 구성된 '그림자 해군'을 동원해 대만 해변 여러 곳에 다수의 병력과 장비를 동시에 상륙시키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고 20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과거 군사훈련에 참여한 적이 있는 선박 등 중국 민간 선박 100척 이상을 약 1년간 추적한 결과 올해 8월 12척이 광둥성 제성진(鎭) 인근 해변에서 상륙훈련을 수행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훈련에 참가한 민간선박은 차량·승객 운송에 사용되는 로로(RORO, Roll On-Roll Off) 카페리 6척과 건축자재 등 무거운 화물 운송에 널리 사용되는 갑판 화물선 6척으로, 8월 중순 다롄과 옌타이 등에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선박 위치신호와 위성사진·영상에는 이들 선박이 8월23일 일몰 뒤 제성진에서 약 40㎞ 떨어진 해역에서 해안을 향해 접근해 해변에서 차량 등 화물을 내리는 모습이 잡혔다.
아시아에서 상업 운송에 널리는 이들 민간 선박은 길이 약 90m 크기에 얕은 흘수(물속에 잠긴 선체 깊이)와 개방형 갑판 설계로 항구시설이 없는 해변에서도 화물을 하역·적재할 수 있다.
이번 훈련 중 해변과 인근에 내려진 차량은 330대에 달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번 민간 선박들의 상륙훈련에는 2023년 이후 보이지 않던 자체추진 부유식 부두 시스템도 등장했다.
이는 중국이 대만 침공 과정에서 대만의 항만시설 등 기존 인프라가 파괴되는 등 이용불가 상태인 경우에도 병력·장비·물자 하역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이동식 인프라를 계속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군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리시민 대만군 전 대만군 참모총장은 민간선박 상륙훈련 위성이미지를 통해 중국이 다수의 소형 선박을 이용한 "다지점·소규모 상륙작전 능력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접근방식은 소수의 장소에 집중 상륙하는 것보다 대만이 방어하기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선박 활용은 중국군의 상륙작전 동원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대만과 미국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군이 보유한 전용 군함으로는 초기 공격 단계에서 병력을 약 2만명만 수송할 수 있다.
이는 대만 침공에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추산하는 30만∼100만명을 한참 밑돌지만 민간선박까지 동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번 민간선박 훈련 위성사진을 검토한 이언 이스턴 미국 해군전쟁대학 부교수는 "이는 그들(중국)의 상륙 수송 능력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에 훈련 모습이 포착된 민간 여객선과 화물선을 중국이 실제로 침공작전에 동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다른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들 민간 선박이 견착식 미사일 등 소형·이동식 무기에 취약해 상륙정으로 배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중국이 대만과 동맹국의 사기를 꺾기 위해 훈련모습을 노출함으로써 "인지전쟁을 벌이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