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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로봇이 온다

    ‘K-의료로봇’ 반란… 큐렉소, 후발주자에서 글로벌 리더로[1등 K-바이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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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25년10월25일 08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편집자주]국내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성장기를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기’에 들어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K-바이오 의약산업 대도약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촉진하고, AI·로봇·세포·유전자기술을 융합해 2030년까지 수출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며 글로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번 시리즈 ‘1등 K-바이오’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의료기기, 뷰티헬스 산업을 대표하는 11개 선도 기업을 통해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각 기업이 축적해온 기술력과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그리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져온 여정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이 기획은 ‘한국 바이오 혁신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은 누구이며,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낼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후발주자에서 글로벌 리더로.’

    의료로봇 기업 큐렉소(060280)가 던진 도전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세계 의료로봇 시장은 이미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스트라이커(Stryker), 짐머바이오메트(Zimmer Biomet)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격전지다. 이 틈바구니에서 큐렉소는 한국 기술로 개발한 완성도 높은 ‘의료로봇’으로 세계 무대 문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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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큐렉소 대표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키메스(KIMES) 2024’에서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의 시연 장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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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렉소의 의료로봇 판매는 2019년 4대 → 2020년 18대 → 2021년 30대 → 2022년 62대 → 2023년 88대 → 지난해 45대 순으로 성적을 냈다.

    특히, 2023년엔 전체 88대 중 60대를 해외서 판매하며 명실공히 글로벌 의료로봇 기업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는 인도 파트너사의 ‘짝퉁’ 출시로 부침을 겪었지만, 현지법인 설립과 파트너십 다변화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큐렉소의 올해 예상 로봇 판매 대수는 100대 이상이다.

    선진시장 진입, K-의료로봇 후발주자 탈피

    큐렉소는 국내 의료로봇 시장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고 있다. 이제 이 기업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유럽·일본·인도·대만·브라질 등 세계 각지로 뻗는 확장 로드맵을 품고 있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성과를 내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고 말했다.

    큐렉소는 먼저 인도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냈다. 인도 로컬 무릎 임플란트 제조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인도 내 큐비스-조인트 공급을 확대해 왔다. 이 덕분에 해외 매출 비중은 빠르게 증가했다.

    다음은 ‘선진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된 청사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큐비스-조인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신청했고, 유럽 CE 인증도 연내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시장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교세라그룹과 일본 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일본 후생성 인허가를 받았다. 탄탄한 판매 채널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의 성과가 기대된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고속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형 병원에 ‘큐비스-조인트’를 성공적으로 공급했다. 여기에 대만·말레이시아·러시아 시장 등에 신규 진출하며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큐렉소 관계자는 “연내 유럽 허가를 완료하면 내년부터 두자릿수 국가 수출이 가능하다”며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현지 병원 네트워크 구축과 서비스 인프라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 자동 수술로봇’으로 기술혁신 주도

    큐렉소가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는 바로 ‘기술력’과 ‘확장성’이다.

    큐렉소 대표작은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다.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 절삭 기능을 구현했다.

    이 대표는 “큐비스-조인트는 국내 최초의 완전 자동 인공관절 수술로봇으로, 해외 경쟁기업의 반자동 제품 대비 한 세대 앞선 기술”이라며 “정확도·안정성·수술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기술과는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환자 CT 영상을 기반으로 수술 전 계획을 세우고, 로봇이 절삭 각도와 깊이를 자동 계산해 의사가 설정한 계획을 그대로 자동 실행하는 전자동 시스템이다.

    글로벌 경쟁사의 인공관절 수술로봇은 대부분 ‘반자동’이다. 즉, 수술 중 의사가 직접 로봇을 조작해야만 했다. 반면 큐렉소는 자동 절삭 기술을 통해 수술 정확도 오차를 1㎜ 이하로 낮췄다. 특히, 수술 시간을 줄이며, 절삭 시 뼈 손상을 최소화한다. 그만큼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수술 편차를 없앴다.

    오픈 플랫폼으로 여는 의료로봇 새 표준

    큐렉소의 또 다른 강점은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전략이다.

    글로벌 의료로봇 대부분이 특정 임플란트 제조사 제품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과 달리, 큐비스-조인트는 다양한 회사의 인공관절 임플란트와 호환되는 구조를 갖췄다. 이 점이 해외 진출의 ‘열린 문’ 역할을 한다.

    업계에서는 이 방식을 과거 IBM과 애플의 컴퓨터 운영체제(OS) 전략 차이에 비유한다. IBM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방해 개인 PC 생태계를 키웠듯, 큐렉소 역시 오픈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임플란트 제조사와 병원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택했다는 것이다. 큐렉소가 ‘개방형 생태계’ 의료로봇 시장의 표준화를 선도할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기술 경쟁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큐렉소는 인공관절 수술로봇에 이어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CUVIS-Spine)’, 보행재활로봇 ‘모닝워크(Morning Walk)’, 상지재활로봇‘인모션 암(사진, InMotion ARM)’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했다.

    이는 단일 수술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수술에서 재활까지’ 아우르는 의료로봇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 대표는 “정형외과 수술로봇부터 재활로봇까지 전 과정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 상용화한 기업은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 의료로봇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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