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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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사시 개입'으로 중일 갈등 빌미를 만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싸구려 옷' 걱정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하던 중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출국 하루 전 옷을 고르는 데 고민했다"고 밝혔다.
앞서 참정당 소속 안도 히로시 의원은 지난 1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 최고 원단으로 최고 장인이 만든 옷을 입고 세계 각국 정상들과 회담에 임해달라"며 "싸구려 옷으로는 얕보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안도 의원 지적이 일리 있는 것 같아서 '싸구려로 보이지 않는 옷', '얕보이지 않는 옷'을 선택하는 데 몇 시간을 소비했다"며 "결국 익숙한 재킷과 원피스로 짐을 쌌지만 외교 교섭에서 마운트를 취할 수 있는 옷을 무리해서라도 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마운트를 취할 수 있는'이란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마운트는 영어 '마운팅'(mounting·동물이 다른 동물 등 위에 올라타는 행동)에서 유래한 외래어다. 일본에서는 상대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외교 무대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는 표현을 현직 총리가 공개적인 용어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야당인 입헌민주당 요네야마 류이치 의원은 SNS에 "생각은 자유"라면서도 "그걸 공공연하게 밝혀 협상 상대에게 '지금 우위를 점하려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무슨 의미가 있냐. 그 이전에 대체 무슨 옷을 입어야 마운트를 취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다른 야당인 공산당 고이케 아키라 의원도 "현직 총리가 '외교 협상에서 마운트를 취한다'는 식의 글을 국제회의를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하는 것은 경솔하고 몰지각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지지자들은 "야당 의원들의 꼬투리 잡기", "주로 정장을 입는 남성과 달리 여성 총리라서 고민됐을 것" 등 반응을 보였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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