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첫 비공개 회의 진행
"국민연금 수익성-외환시장 안정 조화롭게 달성할 것"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환전소에 환율정보가 표시돼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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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위협하며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모여 환율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환율 안정화 대책을 논의했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의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 첫 회의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체는 "앞으로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돼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상승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국민연금·수출업체 등과 논의해 환율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에서 등락하며 비상 계엄 당시 수준까지 올랐다. 국제 교역에서의 실질 원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구조적인 고환율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 구조적인 외환 수급 불균형이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외환수급 개선을 위해 국민연금에 전략적 환헤지 전략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대규모 해외투자를 위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것이 환율 상승 요인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비율은 10%다. 전략적 환헤지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을 때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10%까지를 매도해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다. 사전에 전략적 환헤지 발동 기준이 되는 환율 수준을 정해두고 이를 넘어섰을 때 달러를 매도하는 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해 국민연금의 달러 자산을 활용할 경우 수익률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협의체에서는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달성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한은과 국민연금이 맺은 외환스와프 계약 기간 연장도 시장안정화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된다. 현재 한은과 국민연금은 650억달러 한도로 외환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기한은 올해 말까지다.
스와프 계약으로 국민연금은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한은에 원화를 제공하고 대신 한은으로부터 달러를 받는 방식으로 해외투자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달러 규모가 줄어들어 원/달러 환율의 상방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도 일시적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원 오른 1477.1원을 기록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9일(1484.1원) 이후 최고치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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