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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딸에게 50만원 보내줘"… AI와 말하며 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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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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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딸에게 용돈 50만원 보내줘." "내 청약통장으로 당첨 가능성 있을까?"

    앞으로 인공지능(AI) 뱅커의 등장으로 인해 이체, 채무조정, 대출한도 조회, 대출심사 등 핵심 금융 서비스가 간편해진다. AI를 통한 빅데이터 기반 대출심사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혁신의 사각지대로 불리던 보수적인 금융 산업이 AI를 발판 삼아 고객 편의성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AI 뱅커가 금융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며 금융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이날 생성형 AI를 활용해 대화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AI 이체'를 국내 금융권 중 최초로 출시했다. 이체는 금융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핵심 금융 서비스다. 마치 AI 챗봇인 '챗GPT'와 대화하듯 고객이 일상 언어로 AI에 이체 서비스를 간편하게 요청할 수 있다.

    은행명, 계좌번호, 이체금액 등 정보 입력 단계를 거쳐야 했던 기존 절차를 한 문장으로 줄인 셈이다. 특히 최근 이체 내역이 있는 대상은 이름만으로, 별명을 설정한 경우에는 '엄마' '아빠' 등 의미가 유사한 표현만으로도 이체가 가능하다. 해당 기능을 활용해 자녀에게 용돈을 보냈다는 김영서 씨(59)는 "복잡하게 버튼을 여러 번 누르고, 인증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되니까 편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2월 모임통장에 AI를 적용해 회비 정리 등을 자동으로 해주는 'AI 모임총무'도 선보인다. 앞서 케이뱅크도 고객 정보, 상담 이력을 분석해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하는 AI 상담 어시스턴트를 도입한 바 있다. 토스뱅크는 연체 위험이 큰 개인사업자를 조기에 파악해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안내한다.

    인터넷은행 외 기존 시중은행들도 AI 뱅커를 폭넓게 적용해 금융소비자 편의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은행도 이날 AI 기술을 청약 상담에 적용한 'AI 청약 상담원'을 출시했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AI 예·적금 상담원, AI 대출 상담원 서비스도 선보인 바 있다. AI 청약 상담원은 예상 청약가점과 순위를 계산해줘 고객이 당첨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보유한 청약 계좌의 납입액, 납입회차를 포함해 가구 소득, 거주지 정보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 또 본인의 가계 상황에 알맞은 청약 공고를 개별적으로 추천도 해준다.

    또 최근 금융권은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와 자동화된 대출심사를 전면 도입해 알고리즘 금융 체제로 전환 중이다. 신한은행은 'AI 신용평가'와 'AI 심사센터'를 구축해 내부 신용등급 산정과 한도·금리 조건 산출에 AI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

    알고리즘 금융이 본격화하면, 과거 소득·재직 등 단순 서류 기반 심사에서 벗어나 AI가 비금융 빅데이터(소비·통신 내역)까지 반영해 대출심사에 활용할 수 있다. 미래 소득 추정과 리스크 평가까지 자동화하는 셈인데, AI 대출심사로 포용금융 기조에 부합하는 중·저신용자 맞춤형 대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 분야의 AI 시장은 연평균 38.2%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1조200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내년에 3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차창희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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